태평양 건너 호주 간 '지참치' 미쳤다!... '34세' 지동원, 이적 2경기만에 A리그 데뷔골 '호우 세리머니'
(베스트 일레븐)

태평양을 건너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에 도달한 '지참치(지동원 별명)'가 펄떡였다. 베테랑 공격수 지동원이 호주 무대에서도 통했다. 새로운 팀, 새로운 리그였지만 그의 골 감각은 여전했다. 호주 팬들은 그의 첫 골 세리머니와 함께 '한국 베테랑의 품격'을 확인했다.
지동원이 속한 매카서 FC는 27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캠벨타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A리그 2라운드 홈경기에서 애들레이드를 2-1로 꺾었다. 1라운드 패배를 딛고 시즌 첫 승을 따낸 매카서는 리그 6위로 도약했다. 이날 승리의 주인공은 단연 지동원이었다. 교체 투입된 그는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첫 승을 이끌었다.
전반 11분, 매카서는 리암 로즈의 선제골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하지만 전반 추가시간 1분, 애들레이드의 조니 율이 동점골을 넣으며 경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된 지동원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리고 그는 투입 19분 만에 결정적인 순간을 만들어냈다.
후반 19분, 코너킥 상황에서 지동원이 공중 경합에서 머리로 방향을 돌렸고, 골키퍼가 쳐낸 공이 다시 그의 발 앞으로 떨어졌다. 지동원은 침착하게 왼발로 재차 밀어 넣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득점 직후 그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시그니처 세리머니인 'SIU'를 외치며 홈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지동원의 호주 무대 데뷔골이자 매카서 홈 데뷔전이 만들어낸 극적인 결승골이었다.
매카서는 이후 지동원의 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2-1 승리를 확정했다. 경기 후 현지 언론은 "새로운 리그, 그러나 익숙한 골 냄새"라며 지동원의 침착한 마무리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지동원에게 이번 골은 단순한 득점 이상의 의미였다. 34세의 베테랑으로서 여전히 경쟁력을 증명한 순간이었다. 지동원은 전남 드래곤즈 유스 출신으로, 2010년 K리그에서 데뷔하자마자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이며 주목받았다. 불과 1년 만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 진출했다. 당시만 해도 '박지성의 뒤를 이을 공격수'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이후 독일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적한 그는 구자철과 함께 '쌍두마차'로 활약했다. 독일 무대에서 다섯 시즌 동안 꾸준히 뛴 그는 다름슈타트, 마인츠, 브라운슈바이크 등에서도 이적을 거듭하며 경험을 쌓았다. 유럽에서 10년 가까이 활약하며 독일 축구의 속도와 피지컬을 익혔고, 이 경험은 그의 경기 운영에 큰 자산이 됐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지동원의 이름은 빼놓을 수 없다. 2010년 A매치 데뷔 이후 55경기에서 11골을 기록하며 2012 런던 올림픽 4강 신화를 이끌었다. 브라질 월드컵, 아시안컵 등 주요 대회를 모두 경험했고,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까지 대표팀 명단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2021년 FC서울을 통해 국내 복귀에 나섰지만, 잦은 부상과 컨디션 문제로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2023시즌 수원FC로 이적하면서 완전히 달라졌다. 김은중 감독 아래에서 부활의 발판을 마련한 그는 리그 36경기에서 6골 3도움을 기록하며 수원FC의 파이널A 진출을 견인했다. 팀 내 베테랑으로서 그라운드 안팎에서 존재감을 입증했다.
그리고 올여름, 그는 다시 한 번 도전을 선택했다. 호주 A리그의 매카서 FC가 손을 내밀었고, 지동원은 과감히 수원FC와 이별을 결정했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해외 이적을 택한 건 흔치 않은 결정이었지만, 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신념으로 새로운 무대를 향했다.
그 결단은 단 두 경기 만에 빛을 봤다. 교체로 들어와 팀을 승리로 이끄는 결승골을 넣은 그는 다시 한 번 '경험의 힘'을 증명했다. 빠르지 않아도, 젊지 않아도, 골 앞에서는 여전히 냉정했다.
34세의 지동원은 여전히 진화 중이다. 프리미어리그와 분데스리가, K리그를 모두 경험한 그는 이제 호주 A리그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새기기 시작했다. 화려한 커리어를 다시 불태우는 듯한 그의 첫 골은 단순한 득점이 아니라, 한 베테랑의 '두 번째 전성기'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지동원은 그렇게 또 한 번, 자신이 왜 끝나지 않은 선수인지를 증명했다.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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