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새마을금고 노동법 위반 신고 10년간 634건…폐쇄적 문화에 피해자 12.6% "처벌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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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간 전국 새마을금고에서 600건이 넘는 노동법 위반 신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피해자 8명 중 1명꼴로 가해자 처벌을 포기했는데, 새마을금고 특유의 폐쇄적 문화가 피해 구제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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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건은 피해자가 "처벌 원치 않아" 종료
수직적·폐쇄적 조직문화, 피해구제 막아
김주영 의원 "근본적 시스템 개선 시급"
최근 10년간 전국 새마을금고에서 600건이 넘는 노동법 위반 신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피해자 8명 중 1명꼴로 가해자 처벌을 포기했는데, 새마을금고 특유의 폐쇄적 문화가 피해 구제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새마을금고에서 발생한 노동법 위반 신고(고소고발 및 진정)는 총 634건이다. 신고 내역도 근로기준법 위반부터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노조법 위반 등 노동법 전반에 걸쳐 있다.
연도별로 따져보면 2015년 56건을 기록했던 신고 건수는 2021년 70건, 2022년 110건, 지난해 109건 등 꾸준한 증가세다. 올해는 8월까지 총 40건의 신고가 있었다. 전체 신고 사건에 대한 주요 처리 결과는 △기소 65건 △과태료 15건 △권리구제 97건 등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피해자의 12.6%가 가해자 처벌을 포기했다는 점이다. 신고 사건 가운데 반의사불벌 조항이 적용된 사례가 총 80건(불기소 2건, 행정종결 69건, 신고의사 없음 7건)에 이르는 것이다. 근로기준법상 임금체불이나 각종 수당 미지급, 연장·야간·휴일 근무 지침 위반 등에는 반의사불벌 조항이 적용된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을 경우 가해자는 책임을 피할 수 있다는 뜻이다.
"폐쇄적 문화에 피해당해도 쉬쉬"
노동계는 새마을금고 특유의 폐쇄적 문화가 피해자를 위축시킨다고 지적했다. 새마을금고는 일반 시중은행과 달리 순환근무 제도가 없다. 채용을 할 때도 개별 금고가 필요한 인력을 새마을금고중앙회에 요청하면 중앙회가 1차 시험을 치른 뒤 개별 금고에서 최종 면접을 통해 선발한다. 한번 금고에 입사하면 다른 지점으로 이동할 일 없이 계속 다녀야 하는 구조다.
이영희 새마을금고노조 정책국장은 "20대 때 이사장이나 상급자로 만난 사람을 정년 퇴임할 때까지 매일 얼굴을 봐야 하니 피해를 당해도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며 "직장 갑질이나 임금체불, 대가 없는 연장 근무 등 부당한 지시를 받아도 혼자서 속앓이만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이어 "울산 지역 금고에서 일했던 한 직원은 직장 내 갑질 문제를 신고하자 조사 과정에서 '이사장이 나이도 많은데 꼭 사법처리를 해야겠나'라는 질문까지 받았다"며 "해당 직원도 심적 압박에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답변을 하고 혼자서 괴로워했다"고 전했다.
새마을금고에서는 직장 내 성폭력, 밥짓기·빨래 지시 등 사내 갑질, 지역 정치권과의 유착 의혹 등 각종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7월 한 지역 새마을금고에서 터진 뱅크런(대규모 예적금 해지) 사태 역시 폐쇄적인 조직 문화 속에서 내부 통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했다는 비판이 많았다.
김주영 의원은 새마을금고의 운영 시스템 개선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10년 동안 전국 새마을금고에서 갑질과 성희롱, 부정 채용, 직장 내 괴롭힘 등 노동 관련 법률 위반 신고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조직 문화에 근본적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며 "폐쇄적이고 수직적인 조직 문화를 해소할 실효성 있는 대책과 새로운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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