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폭파 피해 없는데 중화기 대응사격…일촉즉발 위기

권혁철 기자 2024. 10. 15.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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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북한의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 도로 폭파 뒤 우리 군이 취한 조치와 관련해 주목되는 것은 군이 군사분계선 남쪽을 향해 가한 '대응 사격'이다.

그러면서 "북한군이 사전 경고 없이 비무장지대에서 폭파 행위를 했고 그 비산물이 군사분계선 이남으로 상당 부분 떨어졌다. 우리 장병 피해는 없었지만 줄 수도 있는 위협적 행동이라서 '이런 행위를 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를 담아 대응 사격 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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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5일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일부 구간을 폭파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합참은 이날 “북한군은 정오께 경의선 및 동해선 일대에서 (남북) 연결도로 차단 목적으로 추정되는 폭파 행위를 자행했으며, 중장비를 투입해 추가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군 감시장비에 잡힌 경의선(왼쪽), 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폭파 장면. 합참 제공

15일 북한의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 도로 폭파 뒤 우리 군이 취한 조치와 관련해 주목되는 것은 군이 군사분계선 남쪽을 향해 가한 ‘대응 사격’이다. 군 발표를 봐도 북한의 도로 폭파로 인한 피해가 없었는데, 왜 굳이 확전 위험을 불사하면서까지 북쪽을 향해 중화기 사격을 했는지가 분명하지 않아서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이날 북한이 경의선과 동해선 남북 연결 도로를 폭파한 뒤 장병들이 대응 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폭파 작업에 따른 우리 군 피해는 없었으며, 군사분계선 이남 100m 지역에 대응 사격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이 사격에 대한 북한군의 대응은 없었다고 한다.

합참 관계자는 ‘군 장병 피해가 없었는데 왜 대응 사격을 했느냐’는 물음에 “대응 의지를 전달하기 위해 자위권 차원에서 경고 방송과 대응 사격을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군이 사전 경고 없이 비무장지대에서 폭파 행위를 했고 그 비산물이 군사분계선 이남으로 상당 부분 떨어졌다. 우리 장병 피해는 없었지만 줄 수도 있는 위협적 행동이라서 ‘이런 행위를 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를 담아 대응 사격 했다”고 부연했다. 비무장지대 안에서 시설물 공사를 하려면 사전 통보와 협조 요청이 있어야 하는데 북한군의 도로 폭파는 이런 절차를 밟지 않아 ‘정전협정 위반’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날 우리 군 초소에서는 북쪽 방향으로 K4 고속유탄 기관총과 K6 중기관총을 각각 수십발씩 쏘았다. 수류탄 같은 소형 폭탄을 쏘아보내는 고속유탄기관총 K4는 파괴력이 기관총과 박격포의 중간 정도다. 구경 12.7㎜의 K6 중기관총은 ‘총’과 ‘포’의 경계선상에 있는 한국군 최대 구경의 총기다.

이날 대응 사격은 군사분계선 남쪽 100m 지점에 표적지를 미리 설치해놓고 이뤄졌다. 합참 관계자는 “군사분계선에 근접한 도로 폭파에 따른 최대 위험 반경을 500m로 사전 평가했고 이날 폭파된 도로 500m 안에는 장병들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북한군이 경의선 동해선 도로를 폭파한 지점은 군사분계선 북쪽 10m가량이고, 폭파한 도로 폭은 20m가량이다.

문제는 장병들이 군사분계선에서 500m 이상 떨어진 곳에서 군사분계선 이남 100m 지점에 설치한 표적에 사격하려면 북쪽 군사분계선 방향을 겨냥해야 했다는 점이다. 북한군 처지에선 자신들을 향해 남쪽에서 총탄, 유탄이 날아오는 상황이라, 자칫 남북 간 우발적 군사 충돌로 확산될 수도 있었다.

‘장병 피해가 없었는데도 군사분계선에 근접해 중화기 사격을 한 게 정전협정 위반이 아니냐’는 지적에 합참 관계자는 “정전협정 위반 소지는 없고 자위권적 대응”이라고 답했다. 그는 “평소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에 다가오면 경고 방송 하고 일정 선을 넘으면 경고 사격 하는데 이번 대응 사격도 같은 행위”라고 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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