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폭력성과 상처, 시적 언어로 담아내다
[뉴스데스크]
◀ 앵커 ▶
1993년 시로 등단한 뒤, 단편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소설가로 첫발을 뗀 작가 한강은, 그동안 인간의 폭력성과 상처에 대한 질문을 던져왔습니다.
노벨상을 수상한 뒤에도 여전히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는데요.
작품 세계를 임소정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 리포트 ▶
육식으로 상징되는 살육과 폭력성.
[한 강/작가, 소설 <채식주의자> 중] "어떤 고함이 울부짖음이 겹겹이 뭉쳐져 거기 박혀 있어. 고기 때문이야 너무 많은 고기를 먹었어. "
이에 대항해 여자는 차라리 나무가 되길 택합니다.
폭력으로부터 자신을 구원하기 위한 몸부림이지만 사람들은 뺨을 후려치고, 입을 강제로 벌리며 폭력을 꺼내 듭니다.
[한 강/작가] "언제나 인간의 폭력성에 대한 그런 의문과 의심과 어떤 질문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걸 돌파하기 위해서 이런 사람(채식주의자)의 이야기를..."
'세상은 왜 아름다우면서도 잔인한가'
한강은 이 질문의 답을 구하기 위해 작가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인간의 폭력성과 상처를 탐구하는 작가에게 폭력으로 점철된 한국 현대사는 지나칠 수 없는 소재가 됐습니다.
자신이 태어난 곳, 광주에서 일어난 참상을 정면으로 마주했던 열 살 소녀.
30여 년이 흐른 뒤, 한강은 '망자'와 '살아도 살지 못하는 자'의 목소리를 되살려냈습니다.
[한 강/작가, 소설 <소년이 온다> 중] "당신들을 잃은 뒤, 우리들의 시간은 저녁이 되었습니다. 당신이 죽은 뒤 장례를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 "
이 목소리가 <소년이 온다>로 태어났던 해.
운명처럼 꿈속으로 제주 4.3 사건이 찾아왔습니다.
[한 강/작가,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중] "마치 수천 명의 남녀들과 야윈 아이들이 어깨를 웅크린 채 눈을 맞고 있는 것 같았다."
4.3 사건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낸 <작별하지 않는다>.
끝나지 않은 고요한 투쟁의 서사는 다시 한번 감각적 언어에 담겨 세상에 나왔습니다.
[한 강/작가, 2023년 11월 메디치상 수상 기자간담회] "결코 작별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가진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폭력과 비극, 근원적인 슬픔과 외로움에 천착해 온 작가 한강.
이를 통해 이야기하는 건 결국 '인간, 생명에 대한 사랑과 연민'입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영상취재: 한지은 / 영상편집: 송지원 디자인 : 김양희 / 영상제공 : 창비, 문학과지성사,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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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한지은 / 영상편집: 송지원
임소정 기자(with@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645330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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