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아버지, 이복동생이 몰래 장례→화장" 장남의 절규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는 사진./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복동생이 제사 주재자인 장남 몰래 아버지 장례를 치르고 화장했다면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구지법 민사4-2부(부장판사 신안재·이재덕·박만호)는 장남 A씨가 자신에게 아버지 사망 사실을 알리지 않고 몰래 장례를 치른 이복동생 B씨와 C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B씨는 A씨에게 위자료 3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26일 밝혔다.

B씨는 2020년 5월 요양병원에 있던 아버지가 숨지자 A씨에게 이를 알리지 않은 채 장례식을 치르고 화장한 뒤 선산이 아닌 봉안시설에 안치했다.

뒤늦게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접한 A씨는 "아버지는 선산에 묻히고 싶어 했는데, 이복동생들이 아버지를 화장해 망인의 유체·유골에 관한 처리·처분할 제사 주재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으면 망인의 장남이 제사 주재자가 된다"며 "B씨는 A씨에게 아버지의 사망 사실을 알리지 않고 불법행위를 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C씨에 대해서는 "아버지가 숨질 때 베트남에 거주해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A씨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C씨가 B씨와 함께 A씨 의사에 반해서 임의로 화장하는 등 행위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