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SUV의 시작, 오프로더 윌리스 계보 잇는...지프 랭글러 사하라
[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지프(Jeep) 브랜드는 SUV의 시작으로 통한다. 1941년 2차 세계대전 당시 소형전술차로 사용된 윌리스(Willys) 때문이다. 윌리스는 일반 세단과는 달리 산과 들, 강 등 험로를 거침없이 달릴 수 있도록 제작된 만큼 오프로더의 원조로 평가 받는다.
SUV(Sport Utility Vehicle)는 특히 유틸리티, 사용성이 강조된 차종인데, 최근들어 스포티함이 부각돼 고성능 스포츠카 못잖은 달리기 성능 등 온로드에서의 퍼포먼스도 돋보이는 형상이다.
지프는 80여년의 헤리티지를 지녔는데, 1987년부터 소개된 랭글러는 지프의 대표 모델에 속한다. 지프 랭글러는 스포츠 S, 루비콘, 사하라 등으로 모델 라인업이 갖춰졌는데, 트림별로 용도는 살짝 다르다.
랭글러 사하라 4도어는 원터치 파워 톱(Power Top)이 적용된 SUV로 오프로더 뿐 아니라 온로더로서의 주행감성도 더해졌다는 말이 나온다. 그런 의미에서 다재다능함은 랭글러 사하라 만의 매력 포인트다.
■ 아이코닉한 스타일
지프 랭글러 사하라의 스타일은 그저 아이코닉한 감각이다. 가까이서나 아니면 멀리서 보더라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세븐 슬롯 그릴과 원형의 헤드램프는 가장 눈에 띄는 랭글러만의 디자인 요소라는 생각이다.
랭글러는 수직 윈드스크린을 갖춘 투 박스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포인트인데, 이는 지프가 지난 1941년부터 이어온 디자인이기도 하다. 벨트라인은 아랫쪽에 배치됐는데, 윈드스크린 하단으로 급격하게 뻗어 오르는 감각도 차별적이다. 박스형 스타일이지만, 공기역학적인 측면을 고려한 설계다. 사다리꼴 형상의 휠 플레어, 돌출된 펜더, 도어를 탈거할 수 있는 노출된 힌지도 돋보인다.
리어 글래스는 수동으로 열고 닫을 수도 있도록 디자인 설계됐다. 트렁크는 슬라이드 방식으로 개계가 가능한데, 스페어 타이어가 장착돼 오프로더로서의 기능이 더해졌다. 투박한 인상인데, 랭글러와는 이상하게도 어울리는 조합이다. ‘X’ 형상의 리어램프 시그니처도 랭글러 만의 디자인 포인트다.
실내는 좌우로 길게 뻗은 심플하고 편평한 패널로 대칭적인 디자인이 적용됐는데 실용적인 모습이다. 원형의 송풍구와 계기판은 프론트뷰 디자인을 연상시킨다. 스위치, 기어 셀렉터, 그랩 핸들은 기능적인 디테일도 묻어난다. 12.3인치 터치 스크린의 연결성은 한층 발전된 모습이다. 티맵 내비게이션이 내장돼 기능성을 높인 점도 눈에 띈다.
■ 오프로더에 충실한..그러나 ‘펀-투 드라이빙’ 맛도 여전한 감각
지프 랭글러 사하라 4도어는 기본적으로는 오프로더에 충실한 5인승 박스형 SUV 모델로 구분된다. 그런만큼 오프로드에서의 주행에 최적화된 경험과 전통을 이어왔다는 말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로드에서의 달리기 성능도 만만찮다. 운전자에 따라 펀-투 드라이빙의 맛을 더하는 요소가 한 둘이 아니라는 점도 포인트다. 또다른 매력을 더하는 이유다.
랭글러 사하라는 배기량 1995cc의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된다. 최고출력은 272마력(5250rpm), 최대토크는 40.8kg.m(3000rpm)의 파워를 발휘한다.
공차 중량은 2085kg에 달하는 거구지만, 액셀러레이팅 반응은 당초 생각과는 달리 민첩한 쪽이다. 일상에서의 주행을 위한 실용 엔진회전 영역대에서의 토크감은 그야말로 만점이다.
가속 및 브레이크 페달의 답력은 덩치에 걸맞게 살짝 묵직하다. 살짝 하드한 페달 감각은 랭글러 사하라가 투박한 외관 디자인을 지녔다는 점에서 오히려 어울리는 스타일이다.
주행 중에는 풍절음과 차체 하단에서 유입되는 로드노이즈도 느낄 수 있지만,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다. 오프로더로서 이상하게도 마음을 들뜨게 하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여느 고급진 온로드 SUV와는 달리 승차감 역시도 투박하다.
그럼에도 랭글러 사하라는 탄력적인 주행감도 맛볼 수 있다. 달리기 성능 등 퍼포먼스는 굳이 나무랄 데 없는 수준이다. 그렇다고 최고속도로 꾸준히 달리는 차는 아니다. 짧은 단거리를 치고 달리는 맛이 남다르다는 의미다.
실용 엔진회전 영역대에서는 그야말로 감흥을 돋군다. 토크감은 매력적이다. 트랜스미션은 8단 자동변속기와 조합되는데, 시프트 다운·업에서의 직결감은 뛰어나다. 터보랙은 심하지 않다.
주행 중 흥을 돋구는 요소 중 하나는 랭글러 사하라에 탑재된 오디오 시스템도 꼽힌다. 알파인(ALPINE) 오디오 시스템 저음에서 고음에 이르기까지 정확한 음질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주행의 흥을 돋군다.
랭글러 사하라 4도어에는 셀렉-터레인(Selec-Terrain®) 지형 설정 시스템, 전자식 주행 안전 시스템(ESC), 경사로 밀림 방지 기능(HSA), 셀렉-스피드 컨트롤 등 오프로드 맞춤형 기능을 제공된다. 스톱앤고(Stop & Go) 기능이 포함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어드밴스드 브레이크 보조 시스템, 풀-스피드 전방 충돌 경고 플러스 시스템 등 온로드 주행을 위한 안전 편의 사양도 대거 적용돼 안전성을 높인다.
■ 지프 랭글러 사하라 4도어 파워 톱의 관전 포인트는...
흔히들 덩치가 큰 정통 오프로더는 데일리카로서 활용하기엔 부담감이 따르지 않겠냐는 시각도 없잖다. 그러나 랭글러 사하라 4도어는 오프로드뿐 아니라 온로드에서의 주행질감도 재미를 더한다는 생각이다.
카리스마를 더하는 차별적인 스타일을 지니면서도, 대형 SUV로서 다재다능한 실용성을 갖춘데다, 토크감이 뛰어나 달리기 맛도 살아있다는 건 매력 포인트다. 지프 랭글러 사하라 4도어 파워 톱(Power Top)의 국내 판매 가격은 824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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