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리포트]③"저평가 이유 찾았다" 일본 주가 3년새 2배 껑충…한국은
[편집자주] 한국엔 주가를 누르는 기업들이 있다. 최대주주 일가의 상속·증여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피해는 소액주주들의 몫이다. 이를 막기 위해 발의된 '주가 누르기 방지법'은 과연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수 있을까.

닛케이225 지수가 5만 엔대 초반이던 지난해 12월. 일본 매체들은 이미 '6만 엔 시대'의 도래를 예고했다. 지난 10일 닛케이225 지수는 장중 5만7960엔으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6만 엔을 향해 가고 있다.
일본 증시 랠리의 기점은 2023년 3월31일 도쿄증권거래소(TSE)의 밸류업 프로젝트 발표였다. 각 기업이 스스로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낮은 원인을 진단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실행 계획을 이사회에서 논의해 공시하라는 내용이었다. '자본비용과 주가를 의식한 경영'을 기치로 내건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PBR 1배 미만 기업의 구조적 저평가 해소였다.
법적 강제성은 없었지만 시장의 압박은 있었다. TSE는 2024년부터 매달 개선 계획을 공시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정리한 리스트를 공개했다. 체면을 중시하고 민폐를 꺼려하는 일본 특유의 문화와 맞물리며 프로젝트는 효과를 발휘했다. 자사주 매입·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이 빠르게 확산됐고 이는 전반적인 주가 재평가로 이어졌다.
TSE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후 3년도 안 된 지난 10일 닛케이225 지수는 5만7650.54엔으로 마감하며 약 105%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약 69% 오르는 데 그쳤다.
이 기간 우리나라의 코스피는 약 114% 뛰며 수치상으로는 일본의 상승률을 웃돌았지만 강세장의 성격은 달랐다. 한국 증시는 대형주가 주도해 지수를 끌어올린 반면 일본은 소형주부터 대형주까지 시장 전반에서 고른 상승이 나타났다.
PBR 변화에서 그 차이가 명확히 드러난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 평균 PBR은 2023년 3월 0.93에서 지난해 12월 1.35로 상승했다. 닛케이225 지수 역시 같은 기간 1.1에서 1.6 수준으로 높아졌다.
그러나 종목을 규모별로 나눠보면 코스피 중·소형주 평균 PBR은 오히려 하락했다. 소형주는 0.57에서 0.53으로, 중형주는 0.8에서 0.79로 낮아졌다. 반면 일본은 프라임(대형)·스탠더드(중견) 종목 모두 PBR이 개선됐다. 일본 주가 상승이 증시 전체의 체질 개선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한국도 2024년 윤석열 정부 당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일본 TSE 프로젝트를 벤치마킹해 밸류업 정책을 시행했다. 그러나 일본과 달리 중소형주에선 큰 효과를 보지 못한 셈이다.

그 결과, 현재 대만 가권 지수 평균 PBR은 약 2.4~2.6배로, 한국을 크게 웃돈다. 다만 가권 지수의 약 40%를 TSMC가 차지한다는 점에서 증시 양극화 문제는 한계로 지적된다.
중국은 체제 특성상 국가 개입의 강도가 더 높다. 이른바 '중국 특색 밸류에이션' 정책 아래 기업 성과 지표를 매출액이 아닌 ROE와 현금흐름 중심으로 전환했고 주가 부진 시 최고경영자(CEO)에게 불이익을 부과했다. 이에 따라 중국 국영기업 평균 PBR은 2023년 0.3~0.4에서 2024년 0.8 수준까지 올랐다. 그러나 기업 경영의 자율성을 침해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진 못하고 있다.
지선우 기자 sunwooda@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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