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1억인데 완판?" 불황에도 예약 폭주한 초고가 여행 패키지

달랏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물가와 경기 침체 속에서도 사람들의 여행에 대한 갈망은 식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전과는 전혀 다른 형태로, 한층 고급스럽고 독립적인 방향으로 진화 중이다.

놀랍게도 최근 여행 업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흐름은 ‘초고가 패키지여행’의 인기다.

1억 원에 육박하는 여행 상품임에도 예약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현상은, 단순한 사치 소비가 아닌 새로운 여행 트렌드의 등장을 의미한다.

지금, 진짜 부자들이 선택하는 여행은 어떤 모습일까?

패키지 여행의 판을 바꾸다

롯데관광개발 골프 패키지 / 사진=롯데관광개발

예전의 패키지여행이 불특정 다수를 모아 일정에 맞춰 움직이는 ‘단체 관광’이었다면, 지금의 초고가 패키지는 그 개념부터 다르다.

최소 인원은 단 2명, 가족이나 연인 단위의 소규모 인원만으로도 출발이 가능하다.

게다가 여행 일정은 고객의 취향에 따라 맞춤형으로 조정되며, 숙소부터 차량, 식사까지 전 과정이 프라이빗하게 설계된다.

롯데관광개발 골프 패키지 / 사진=롯데관광개발

실제로 롯데관광개발이 출시한 1억 8천만 원짜리 골프 투어 패키지는 4인 기준 팀당 4,490만 원이라는 가격임에도 3팀이 이미 출발을 완료했다.

단순한 골프 여행이 아니라 최고급 항공편과 전용 차량, 고급 숙소와 식사까지 포함된 ‘럭셔리 풀옵션’ 여행이다.

여행이 더 이상 ‘공유하는 경험’이 아닌, ‘나만의 경험’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국내 여행사들의 ‘하이엔드 경쟁’

모두시그니처 블랙 / 사진=모두투어

여행 업계의 대표 기업들도 초고가 시장을 정조준하며 프리미엄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다.

모두투어는 ‘모두시그니처 블랙’이라는 프리미엄 라인업을 통해 5성급 호텔과 ‘노팁·노옵션·노쇼핑’을 보장하며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

이 라인의 패키지는 전체 판매 비중의 31%를 차지하고 있으며, 작년 대비 16%포인트나 성장했다. 연말까지는 그 비중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모두투어 하이클래스 / 사진=모두투어

뿐만 아니라, 신규 브랜드 ‘하이클래스’는 크루즈 여행이나 아프리카 특수지역 등 일반 여행지와는 차별화된 코스를 고급스럽게 구성해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9월 출발 예정인 아프리카 3국 여행 상품은 1인당 2,700만 원대임에도 불구하고, 비즈니스석 항공과 열기구 체험, 최고급 숙소 등을 포함한 프라이빗 설계로 주목받고 있다.

하나투어 하와이 패키지 / 사진=하나투어 제우스월드

하나투어 역시 초고가 여행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히고 있다. 자사 하이엔드 여행 브랜드인 ‘제우스월드’는 기존의 단체 패키지와는 차원이 다른 맞춤형 전략을 내세운다.

일정 설계는 물론 동행 가이드까지 고객의 요청에 따라 구성되는 100% 오더메이드 방식이 특징이다.

단체 일정을 따라다니는 여행이 아닌, 단독 가이드와 함께하는 프라이빗 투어로, 진정한 ‘고객 중심’의 여행을 구현하고 있다.

하나투어 유럽 패키지 / 사진=하나투어 제우스월드

그 결과는 수치로도 명확하다. 2024년 1분기 기준으로 제우스월드 예약 인원은 전년 대비 16% 증가했고, 판매 금액은 무려 31% 급증했다.

특히, 이 브랜드의 최고가 상품은 지중해와 동유럽을 장기 여행하는 맞춤형 패키지로, 1인당 가격이 무려 9,500만 원에 달한다.

이외에도 이집트와 요르단을 포함한 중동 여행 상품 역시 1인 5,400만 원대로 구성돼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수요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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