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 20cm 다리를 건넌다고요?" 150m 이어지는 360년 외나무다리 마을

영주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모습 / 사진=한국관광공사 앙지뉴필름

강을 끼고 자리한 마을은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을 보여준다. 삼면을 물이 감싸 안은 지형 덕분에 섬처럼 고요한 분위기가 펼쳐지고, 백사장은 햇살을 받아 은은하게 빛난다. 이곳은 세월을 품은 전통이 지금도 일상처럼 이어지는 공간이다.

폭이 겨우 20~30cm에 불과한 다리를 건너야 닿을 수 있었던 마을. 그 길이만 150m에 달하는 외나무다리는 360년 동안 주민들의 발걸음을 받아냈다.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사람과 시간이 켜켜이 쌓인 삶의 터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무료로 연중무휴 24시간 개방되는 이곳은 조선후기 사대부 가옥과 전통 마을 구조가 온전히 보존된 집성촌이다. 역사와 자연, 그리고 체험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계절마다 다른 정취를 전한다.

1666년부터 이어진 집성촌의 뿌리

영주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일몰 모습 / 사진=한국관광공사 앙지뉴필름
영주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복현

영주 무섬마을은 경상북도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에 자리한다. 마을의 시작은 166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반남박씨 박수가 이곳에 입향했고, 이후 선성김씨 김대가 정착하며 두 성씨가 터를 잡았다. 그렇게 형성된 집성촌은 4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명맥을 이어왔다.

특히 내성천이 삼면을 감싸는 물돌이 지형은 마을을 섬처럼 보이게 한다. 물길이 휘돌아 흐르며 형성된 이 구조는 외부와 자연스럽게 구분된 공간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지형적 특성은 마을을 고즈넉하게 품으며 전통 경관을 지켜주는 배경이 됐다.

이 같은 역사성과 보존 가치를 인정받아 2013년 국가민속문화재 제278호로 지정됐다. 오랜 세월 이어진 생활 방식과 전통 가옥이 원형에 가깝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150m S자 외나무다리가 품은 시간

영주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항공사진 / 사진=한국관광공사 앙지뉴필름

마을을 상징하는 외나무다리는 길이 150m, 폭 20~30cm, 높이 60cm 규모다. 곧게 뻗지 않고 S자 형태로 놓여 있으며, 중간에는 비껴다리가 설치돼 있다. 이는 물살을 분산시키기 위한 구조로 전해진다.

조선후기부터 360년 동안 주민들은 이 다리를 이용해 강을 건넜다. 그러나 1979년 수도교가 건설되면서 기존 다리는 소실됐다. 이후 관광 자원으로 복원돼 지금은 방문객도 직접 건널 수 있는 상징적 공간이 됐다.

백사장과 어우러진 외나무다리는 계절과 시간에 따라 다른 표정을 보여준다. 강과 모래, 그리고 나무다리가 만들어내는 단순한 선과 곡선은 사진으로 남기기에도 충분한 풍경을 완성한다.

30여 채 고택과 한옥 숙박 체험

영주 무섬마을 / 사진=한국관광공사 앙지뉴필름

마을에는 조선후기 사대부 가옥 30여 채가 보존돼 있다. 이 가운데 100년 이상 된 고택만 16채에 달한다. 세월의 흔적이 켜켜이 쌓인 기와와 대청마루는 전통 건축의 멋을 그대로 보여준다.

만죽재는 1666년 건립돼 13대 360년 동안 원형을 유지해온 고택이다. 또한 1800년대 초 건립된 해우당은 생활민속유물이 전승되는 공간으로 알려져 있다. 2024년에는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이 예고되며 보존 가치가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이 외에도 300년 역사의 섬계고택, 1920년대 건립된 김정규 가옥, 위당고택 등에서는 한옥 숙박 체험이 운영된다. 숙박 요금은 8만~14만 원으로, 전통 공간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마을의 정취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무료 개방과 10월 축제 정보

영주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이곳은 입장료 없이 누구나 방문할 수 있으며 연중무휴 24시간 개방된다. 마을 입구에는 주차장과 기본 편의시설도 마련돼 있어 접근성 또한 비교적 편리하다.

특히 매년 10월 열리는 무섬외나무다리축제는 마을의 정체성을 오롯이 담아낸 행사다. 2025년에는 10월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외나무다리 퍼포먼스와 전통혼례, 상여행렬 재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여기에 겨메기 체험과 찻자리 체험도 마련돼 방문객이 직접 전통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축제 관련 문의는 054-638-1127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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