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용어사전] 헤지? 해지? 쉽게 풀어본 '투자 울타리'
투자 손실 대비한 위험 회피 전략
자산 미래가격 현시점 고정 ‘선물’
가격 하락 혹은 상승에 베팅하는
선물 헤지거래 통해 리스크 방어
美 헤지펀드 매니저 빌 애크먼
채권 가격 하락 예상 선물 매도
![헤지거래는 투자 손실에 대비하기 위한 위험 회피 전략의 하나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308/14/thescoop1/20230814083517246gtjo.jpg)
영어 단어 '헤지(Hedge)'의 본래 뜻은 울타리다. 경제학에서 헤지의 개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자산의 가치가 변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손해를 막기 위해 일종의 울타리를 세우는 시도를 '헤지'라고 이해하면 쉽다.
그럼 헤지의 개념을 실제 사례에 적용해보자.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했다. 신용등급이 떨어졌다는 건 미국이 발행한 채권의 신용도가 그만큼 낮아졌다는 뜻이다.
채권의 신용도가 낮으면, 투자자들은 채권 발행국이 돈을 갚을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당연히 해당국의 채권을 구입하지 않는다. 채권은 시장에 남아도는데 수요는 줄어드니 채권 가격이 떨어진다.
이미 채권에 투자한 사람들 입장에선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가격이 떨어지는 시점에 채권을 팔아봤자 원금을 회수할 수 없어서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채권투자자들은 보유채권 헤지거래를 통해 위험을 관리한다.
헤지거래의 대표적 방식 중 하나가 선물先物이다. 선물은 말 그대로 미리 거래를 성사시켜 놓는 거다. 가령, 빵을 사려는 투자자 A씨와 빵을 팔려는 판매자 B씨가 있다고 하자. A씨는 나중에 빵 가격이 크게 뛸 것 같아 걱정이고, B씨는 지금이 아니면 더 싼 값에 빵을 넘겨야 할 것 같아 답답하다.
![[자료 | 인베스팅닷컴]](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308/14/thescoop1/20230814083518534mwwp.jpg)
때마침 B씨는 "지금 빵을 사겠다"는 A씨를 만나 장래 일정한 시기에 빵의 현물(우리가 직접 받아보는 물건)을 넘겨준다는 조건으로 서로 만족할 만한 금액을 정해 일단 매매 계약을 맺는다.
이렇게 되면 A씨는 빵 가격이 '금값'이 되는 걸 방지할 수 있고, B씨는 '똥값'이 되는 걸 피할 수 있다. 선물은 이처럼 특정 상품이나 자산의 미래가격을 현재 시점에서 고정해두는 거다.
이 틀 안에서 선물채권 헤지거래를 이해해보자. 투자자 김철수씨는 며칠 전 1000원에 거래되고 있는 채권을 사들였다. 그런데 막상 채권을 매입하고 보니 이런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나중에 채권을 다시 팔아서 수익을 내야 하는데, 내가 산 가격보다 미래 채권가격이 더 떨어지면 어쩌지?'
혹시 모를 손실 위험에 대비해 철수씨는 선물채권 헤지거래를 하기로 결심한다. "한달 뒤에 나는 무조건 이 채권을 1000원에 팔 거야." 철수씨는 채권 가격 하락에 베팅을 하고 선물채권 '매도' 포지션을 취한다.
만약 1000원이었던 채권 가격이 한달 뒤 10원으로 하락한다면 어떨까. 비록 채권의 현재 가격은 떨어졌지만, 철수씨는 미리 선물채권 헤지거래를 체결해 1000원에 채권을 팔기로 약속해뒀으니 손실을 피해갈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채권 가격이 2000원으로 오르면, 철수씨는 배가 아프지만 절반의 손해를 입고 채권을 파는 수밖에 없다.
![미국의 헤지펀드 매니저 빌 애크먼은 채권 가격 하락을 예상하고 선물 채권 헤지거래에 나섰다.[사진=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308/14/thescoop1/20230814083520029hjla.jpg)
자! 관점을 다시 미국의 채권 시장으로 돌려보자. 미국의 신용등급이 낮아지면서 미 국채 가격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헤지펀드 매니저 빌 애크먼이 미국 국채 30년물에 '매도' 포지션을 취하며 헤지거래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애크먼은 향후 채권 가격의 하락을 예상하면서 손해를 상쇄하기 위해 헤지거래로 가격방어선을 구축해둔 거다.
윤정희 더스쿠프 기자
heartbring@thescoop.co.kr
Copyright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