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대신 국내로, 절약 대신 만족으로. 올해 여름휴가를 바라보는 한국인들의 시선이 확연히 달라졌다.
물가 상승과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휴가는 꼭 간다”는 이들이 선택한 건 화려한 해외 대신 내실 있는 국내 여행. 그중에서도 강원도는 여전히 '1위 여행지'라는 타이틀을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단순히 가까워서, 싸서가 아니다. 진짜 이유는 ‘여기서만 할 수 있는 것들’ 때문이다. 올여름 여행 계획이 고민된다면, 지금부터 소개할 여정에 주목해보자.

이번 여름휴가, 많은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얼마 드느냐'보다 '얼마나 즐기느냐'였다.
롯데멤버스의 리서치 플랫폼 ‘라임’이 7월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행지 선택 기준으로 '비용'을 꼽은 응답자는 41.7%였지만, '관광지와 놀거리'를 택한 이는 54.8%, '음식'을 중시한 응답자는 48.8%에 달했다.
이는 ‘가성비’보다 ‘가심비’를 중시하는 경향이 휴가 문화에도 깊게 자리 잡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산이 빠듯해도 그 지역 특색 있는 경험이나 먹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 것.
실제로 여행객들은 숙박비는 절약하되, 지역 명소나 로컬 맛집, 체험형 콘텐츠에는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고 답했다. 즉, 선택과 집중의 소비 전략이 본격적으로 여름휴가에도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2025년 여름, 휴가지로 국내를 선택한 응답자는 전체의 절반을 넘는 52.7%였다. 이는 지난해보다 무려 17%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다. 반면 해외여행 응답은 감소세를 보이며 25.9%에 머물렀다.
국내 여행지 가운데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곳은 단연 강원도였다. 전체 응답자의 18.1%가 ‘올여름 가장 가고 싶은 국내 여행지’로 강원도를 꼽았다. 설악산과 동해안, 춘천과 강릉 등 각기 다른 매력을 품은 지역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강원도는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뛰어난 데다, 자연과 휴식, 액티비티가 고루 분포돼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은 물론 MZ세대에게도 매력적이다. 최근에는 바다와 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속초-고성-양양’ 루트가 떠오르며 젊은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 제주도(17.3%)는 바짝 뒤쫓으며 강원도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고, 부산(12.2%) 역시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강원도와 제주도, 부산 등 인기 국내 여행지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휴가를 아예 포기한 사람들도 적지 않다. 전체 응답자의 30.9%는 올해 여름휴가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며, 그 이유로는 ‘경제적 부담이 커서(42.3%)’, ‘성수기 인파가 부담돼서(29.4%)’ 등이 상위에 올랐다.
이들은 대신 아낀 돈을 '생활비 보충(37.4%)', '저축(15.3%)', '투자(6.8%)' 등에 활용하겠다고 답했다. 이는 단기적인 즐거움보다는 장기적인 생존과 미래 준비를 중시하는 현실적인 태도를 잘 보여준다.

한편, 여름휴가의 전통적 성수기인 ‘7월 마지막 주(29.1%)’와 ‘8월 첫째 주(22.5%)’에 절반이 넘는 여행 수요가 집중됐다.
여행 일정은 짧고 밀도 높은 일정으로 설계되고 있으며, 국내 여행의 예상 지출은 ‘50만~100만원(36.8%)’이 가장 많았고, 해외는 ‘100만~200만원(27.7%)’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는 여행에 있어 ‘쓴다면 제대로 쓴다’는 소비자의 심리를 반영한다. 적은 횟수, 짧은 기간 안에 최대 만족을 끌어내기 위한 전략적 여행 방식이 대세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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