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홈플러스 사태'로 9000억 손실…시민단체 "사모펀드도 스튜어드십코드 도입해야

5일 오전 서울 충정로 국민연금 사옥 앞에서 시민단체가 국민연금의 'MBK-홈플러스' 투자를 규탄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진행한 뒤 요구 제안서를 제출했다. /사진=임초롱 기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의 소유주 MBK파트너스에 투자금을 집행했던 국민연금공단에 '투자 실패'를 규탄하는 단체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단체는 국민연금이 홈플러스 사태로 9000억원 규모 투자 손실을 봤다며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등 투자원칙 재검토를 요구하는 제안서를 전달했다.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금융정의연대·홈플러스사태해결 공동대책위원회·홈플러스 물품구매전단채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로 구성된 시민단체는 5일 오전 서울 국민연금 충정로사옥 앞에서 이같은 내용의 기자회견을 연 뒤 국민연금 관계자에게 요구 및 제안서를 제출했다.

앞서 국민연금은 2015년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 시 프로젝트 펀드를 통해 상환전환우선주(RCPS) 5826억원,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보통주 295억원 등 모두 6121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홈플러스 RCPS 공정가치(시장가격)는 9000억원이지만, 이 중 회수한 건 원금 942억원과 이익금 2189억원 등 3131억원 정도라는 것이다.

국민연금의 홈플러스 투자 구조도 /사진=홈플러스 비상대책위원회

홈플러스는 올해 3월4일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뒤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 절차에 들어갔지만 인수자가 아직 나타나지 않아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다. 은성진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사무국장은 "이번 사태로 홈플러스 노동자들과 입점주, 투자자는 물론 노후를 위해 성실히 보험료를 납부한 국민 모두가 피해자가 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들 단체는 사모펀드에도 스튜어드십코드 적용을 통한 수탁자 책임 강화를 촉구했다. 스튜어드십코드는 연기금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 중 하나로 스튜어드십코드가 부재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연금은 2018년7월부터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했지만, 적용 범위를 상장주식에 한정했기 때문에 채권·사모펀드·대체투자에서는 여전히 부재해 공적기금으로써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3년 동안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대해 위탁운용사 선정을 원천 배제하고 투자를 금지하는 페널티를 부여할 것을 요구했다.

이같은 제안서를 전달받은 국민연금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아직까지 별도의 공식입장은 없다"고 짧게 답했다.

임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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