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스며드는 첫사랑의 순간! 홍경·노윤서·김민주 <청설> 미리 보기
그때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대만 영화 <청설>. '대만의 첫사랑 로맨스'라는 하나의 장르를 개척했던 영화 <청설>이 14년 만에 국내에 리메이크되어 관객들을 찾는다. 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영화를 환하게 비췄던 배우들의 면면이 생생하게 기억날 만큼 <청설>은 당시 학창 시절을 보낸 이들에겐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영화로 손꼽히는 작품. 보기만 해도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영화 <청설>의 한국판은 어떤 모습일까. 워낙 마니아층이 두터운 영화인 만큼 리메이크 소식이 들려온 순간부터 많은 이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아왔다. 드디어 관객 앞에 베일을 벗은 영화 <청설>에 대해 미리 알면 좋을 이야기들을 모아봤다.
순도 100% 첫사랑 이야기
영화 <청설>은 두 남녀의 설레는 순간들을 담은 로맨스 영화다. 용준(홍경)과 여름(노윤서)이 그 주인공. 대학을 졸업했지만 어두컴컴한 미래 앞에서 하루하루 고민만 늘어가던 용준은 우연히 아니 억지로 도시락 배달을 가게 된다. 그곳에서 용준은 자신이 상상해 왔던 이상형과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존재, 여름을 만나게 된다. 용준의 세상이 멈춘 것도 잠시. 두 사람은 작은 오해로 인해 서로를 청각장애인이라 착각하고 수어를 통해 소통을 시작하게 된다. 오해를 풀지 못한 채 용준은 여름의 마음을 두드리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서툴지만 솔직하게 마음을 표현하기 시작한다. 수어를 통해 남들과는 다른 표현 방식으로 마음을 주고받게 된 두 사람의 감정은 어디로 흘러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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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도파민을 선사하는
영화 <청설>은 서로를 청각장애인이라 생각하는 용준(홍경)과 여름(노윤서) 두 사람이 수어를 통해 서로 가까워지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두 남녀의 청량하고 설레는 순간들이 담겨있는 청춘 로맨스 영화. 모두가 한 번쯤은 겪어봤을 첫사랑의 간질간질한 감정을 맑고 투명한 화면 위로 펼쳐내며 요즘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착한 도파민'을 선사한다. <청설>이 다른 로맨스 영화와 다른 가장 특별한 점은 단연 두 남녀 주인공의 소통 방식에 있다. 서로를 청각장애인이라 착각한 두 사람은 수어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케미스트리가 다른 로맨스 영화에선 느낄 수 없었던 감정을 선사한다. 실제로 <청설>에는 두 사람의 음성 없이 눈빛과 손짓만으로 장면이 완성될 때가 많은데. 고요한 사운드는 용준과 여름의 감정을 더욱 선명하게 스크린 위로 끌어 올리며 두 사람의 감정에 더욱 집중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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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한 청춘의 얼굴, 노윤서
레전드 로맨스 영화의 리메이크 작품에 출연 결심을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원작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는 만큼 캐릭터의 톤을 설정하기가 훨씬 까다롭다. 국내판 <청설>에서 여름을 연기한 이는 배우 노윤서다. 배우 인생 첫 극장 영화인 <청설>을 통해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로 데뷔 후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노윤서는 청춘 로맨스라는 <청설>의 타이틀처럼 영화 속에서 청량한 청춘의 얼굴을 책임졌다. 무엇보다 극 중에서 여름은 용준 보다 훨씬 더 천천히, 아주 느릿하게 마음의 문을 열게 되는데. 노윤서는 이 과정을 세심하게 드러내며 <청설>이 전하고 있는 담백한 감정선을 완벽하게 책임지는 데 성공했다. 이전 작품들과는 또 다른 노윤서의 얼굴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노윤서의 자연스러운 수어 연기 역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 2~3개월가량 수어 레슨을 받았다는 노윤서는 여름의 감정을 손짓으로 전부 표현해 내며 <청설>의 주인공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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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의 또 다른 얼굴
노윤서의 맞은편에는 배우 홍경이 서 있다. 여름과는 달리 사랑 앞에선 '직진 모드'를 켜는 캐릭터 용준을 연기했다. 영화 <결백>으로 충무로의 시선을 한몸에 받은 홍경은 이후에도 <D.P.> <약한영웅 Class 1> <악귀> 등을 통해 제 존재감을 꾸준히 드러내 왔는데. 말랑한 로맨스물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그동안 홍경이 출연했던 작품들은 워낙 색이 강렬하기도 했고, 그 속에서 맡았던 캐릭터 역시 존재감이 센 역할들이었다. <청설>을 통해 청춘 로맨스에 도전하게 된 홍경은 그동안 감춰두었던 풋풋하고 청량한 얼굴을 꺼내 들며 영화의 장르적인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청설> 속 홍경에게선 누구나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순수함을 발견할 수 있다. 처음 여름을 만난 순간부터 여름의 마음에 닿기 위해 자신의 마음을 다 쏟아내는 홍경의 순수한 표정에서 관객들은 자연스레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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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에 처음 얼굴을 비추는
<청설>에는 또 한 명의 청춘 배우가 등장한다. <청설>을 통해 처음으로 스크린에 데뷔하는 아이즈원 출신의 배우 민주가 그 주인공. 이제는 아이즈원 멤버가 아닌 배우로 방향키를 튼 '배우 김민주'는 극 중 여름의 동생, 가을 역을 맡았다. 가을은 물속에서만큼은 그 누구보다 자유로움을 느끼는 청각장애인 수영 선수로 비장애인과 시합을 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인물이다. 올림픽 메달이라는 꿈을 향해 묵묵히 달려 나가고 있다. 영화 <청설>은 용준과 여름의 서사도 중요하지만 여름과 가을 자매의 이야기 역시 중요한 축을 담당한다. 노윤서와 함께 자매로 출연한 민주는 천진난만한 가을의 면모를 풋풋하게 표현해 내며 성공적인 스크린 데뷔식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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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과 어떤 점이 다를까
영화 <청설>은 원작의 큰 줄기와 분위기는 그대로 옮겨오면서도 한국적인 정서에 맞추어 몇 가지 설정을 바꿨다. 특히 영화 속 자매의 설정이 달라졌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 대만 영화 <청설>에서는 청각장애인 언니를 돌보며 생계를 꾸려가는 동생의 사랑 이야기가 그려졌다. 언니를 보살피고 우선시해야 한다는 마음에 함부로 사랑에 빠질 수 없는 양양(진의함)이 주인공이다. 한국판으로 리메이크되며 언니와 동생의 설정이 달라졌다. 한국판 <청설>에선 청각장애인 동생을 돌보는 언니의 로맨스 서사가 펼쳐진다. 십여 년이 지난 시점에 리메이크가 이뤄진 만큼 한국판 영화 <청설>은 분명 원작과는 다른 감성과 연출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 될 예정이다. 무엇보다 더욱 섬세하게 담긴 두 주인공의 감정선과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자라나는 캐릭터의 성장기는 한국판 <청설>의 가장 큰 하이라이트. 조금은 밋밋할 수도, 어쩌면 싱거울 수도 있지만 그래서 더욱 캐릭터들의 눈빛에 집중할 수 있는 영화 <청설>은 가을에 만나는 따뜻한 여름 영화로 관객들에게 기억될 예정이다.
나우무비 유정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