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떨어져 울화통 터지는데”…서울 집주인 22%에 부과된 종부세

조성신 2022. 11. 22. 10: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납부자 5년새 4배가량 늘어
주택분 122만명, 1인당 336만원씩
“집값 하락기, 조세 저항 커질 듯”
정부, 종부세율 인하 개정안 국회 제출
종합부동산세 납부를 하루 앞둔 지난해 11월 30일 서울의 한 세무서에 종부세 문의를 하려는 시민들이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승환 기자]
올해 주택·토지 보유자 131만명이 종합부동산세 납입 의무를 지게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서울에서는 4∼5집당 1집꼴로 내는 중산층 세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기본공제와 다주택 중과제도 등 시스템 전체를 손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22일 세무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택분 종부세 고지 인원은 약 122만명, 고지 세액은 4조1000억원이다. 토지분 고지 인원은 11만5000명, 3조4000억원이다. 주택분 종부세 납부 예정 인원은 전체 주택 보유자 1508만9000명 중 8.1%(122만명)다. 집을 가진 사람 100명 중 8명이 종부세를 내는 셈이다.

작년과 비교하면 약 28만9000명(31.0%) 늘었다. 납세 대상이 100만명이 넘어간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서울 거주자 중 종부세 납세 대상은 약 58만4000명이다. 서울의 주택 소유자가 약 260만2000명인 점을 감안할 때 종부세 대상자는 22.4%에 달한다. 4∼5집당 1집이 종부세 납세 대상이다.

기획재정부 측은 “종부세가 더이상 부자가 내는 세금이 아니라 중산층이 내는 세금이 됐다”면서 “종부세 부담이 임차인에게 가중돼 서민·중산층의 주거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종부세 과세 인원은 전 정부 첫 해인 2017년 33만2000명에서 올해 122만명으로 불었다. 같은 기간 주택 보유자 대비 과세 인원 비율은 2.4%에서 8.1%로 4배가까이 급증했다.

다만, 올해 주택분 종부세 고지 세액은 총 4조1000억원으로 지난해(4조4000억원)보다 3000억원 감소했다. 1인당 평균 세액도 336만3000원으로 작년 대비 137만원 줄었다.

새 정부가 세제 개편을 통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0%에서 60%로 내리고 일시적 2주택과 상속주택 및 지방 저가주택을 1세대 1주택 판정 시 주택 수에서 제외한데 따른 것이다.

이같은 조치에도 종부세 총 세액은 2017년 4000억원에서 올해 4조1000억원으로 10배 가량 급증했다. 동기간 1인당 평균 세액도 116만9000원에서 336만3000원으로 늘었다.

종부세 고지 세액의 대부분은 과세표준 12억원(공시가 합산액 26억원) 이하 구간 납세자가 부담한다. 고지 인원 중 97.7%, 고지 세액의 71.9%를 차지한다. 또 종부세 고지 세액의 83.0%를 다주택자(50만1000명)와 법인(6만곳)이 부담한다.

다주택자의 평균 부과세액은 393만원이며, 1세대 1주택자 고지 인원은 23만명, 고지 세액은 2498억원(1인당 평균 108만6000원)이다.

올해 종부세가 예년과 다름 점은 기존에는 서울 주택이 대다수를 차지했다면, 올해는 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과 부산 등 비수도권 지역으로 납부 대상 주택이 확대됐다는 점이다. 실

제 올해 수도권 고지 인원이 작년보다 23만1000명 늘어나는 동안 비수도권 고지 인원도 5만8000명 늘었다. 올해 종부세 인원의 수도권 비울은 78.8%이다. 세액으로 보면 69.5%다.

집값이 전반적으로 하향하는 추세인데, 종부세 대상과 세액이 크게 늘고 다주택자뿐 아니라 실거주자마저 과한 부담을 지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조세 저항이 일어날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올 들어 9월까지 조세심판원에 접수된 종부세 불복 심판 청구는 총 3843건으로 전년(284건) 대비 13.5배에 달한다. 체납액은 지난해 기준 5628억원으로 전년(2800억원)의 2배를 넘어섰다.

정부는 종부세 부담 수준을 ‘비정상적’으로 보고 근본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종부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해 주택분 종부세 기본공제금액을 인상(기본공제 6억→9억원, 1세대 1주택자 11억→12억원)하고 다주택자 중과 세율을 폐지했다.

또 현재 일반 0.6~3.0%, 다주택 1.2~6.0%인 종부세율을 0.5~2.7%로 낮추는 세법 개정안도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정부는 이 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종부세 과세 인원은 122만명에서 66만6000명으로 55만4000명 줄고 세액은 5조원에서 1조7000억원으로 3조3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올 들어 부동산 침체기로 집값이 하락하는데, 집값 하락 전인 연초에 산정된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종부세를 산정한 만큼 납세자로선 납득하기 힘들것”이라며 “불만이나 저항이 커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기재부 자료를 보면 지난 5년 동안 국민 총소득이 12.8%, 주택 가격은 36.8% 오르는 동안 종합부동산세(종부세)는 1000% 이상 폭등했다. 주택분 종부세 결정세액은 2017년 3878억원에서 지난해 4조4085억원으로 11배 이상(1037%) 급증했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2017년 3588만6000원에서 지난해 4048만2000원으로 12.8% 오르고, 수도권 주택매매가격이 같은 기간 36.8%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단기간 세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