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풀사이즈 SUV 타호, 부드러운 승차감 확보한 비결은?
수년 전부터 시작한 대형 SUV 열풍에 이어, 그보다 큰 풀사이즈 SUV 시장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다만 정통 풀사이즈 SUV는 승차감에 다소 불리한 프레임 바디 방식을 쓰기 때문에 거친 승차감을 예상하는 소비자가 많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고급 세단 못지않은 뛰어난 승차감으로 입소문을 타는 중이다. 올해 초 출시한 쉐보레 타호 역시 남다른 서스펜션 기술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풀사이즈 SUV는 미국에서 탄생해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을 가지고 있는 정통 아메리칸 세그먼트. 때문에 미국의 자동차 문화와 도로 사정이 만든 특성이 담겨있다. 승차감도 대표적인 사례다.
예로부터 미국산 자동차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자랑하는 모델이 많았다. 직선으로 쭉 뻗은 고속도로를 오랜 시간 달리는 특유의 도로 사정과 사막을 주파하는 오프로드 성능을 내기엔 단단한 서스펜션보다 충격을 부드럽게 완충하는 서스펜션이 유리했기 때문이다. 타호를 포함한 풀사이즈 SUV도 마찬가지다.
타호는 경쟁 모델에 없는 첨단 서스펜션 구성으로 승차감을 확보했다. 기본 사양인 ‘어댑티브 에어 라이드 서스펜션(Adaptive Air Ride Suspension)’은 스스로 차고를 조절할 수 있는 ‘자동 레벨링’이 가능하며, 노면 충격도 부드럽게 상쇄한다. 고속 주행 시 자동으로 지상고를 20㎜ 낮춰 공기역학 성능을 높이고 연비를 개선한다. 아울러 오프로드 주행 시에는 모드에 따라 25~50㎜까지 차고를 높여 안정적으로 험로를 주파한다.
여기에 캐딜락과 쉐보레 카마로, 콜벳 등 고성능 모델에 들어가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agnetic Ride Control)’ 기술도 적용됐다. GM이 가진 특허 기술로, 1,000분의 1초 단위로 노면을 스캔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반응속도를 통해 쇼크 업소버 감쇠력을 전기 신호로 즉각 조절한다. 도로 상태와 관계없이 뛰어난 승차감을 유지할 수 있는 점이 특징. 이 두 가지 기술을 통해 타호는 일반적인 서스펜션이 들어간 SUV와 승차감 및 주행성능에서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평가다.
타호의 첨단 서스펜션은 GM이 오랜 헤리티지와 투자를 통해 완성한 결과다. GM은 이미 1957년에 캐딜락 엘도라도 브로엄(Cadillac Eldorado Brougham) 모델을 통해 에어 서스펜션을 상용화했다. 2차 세계대전에서 전장을 누비던 트럭과 비행기에 에어 서스펜션을 적용하며 기술력을 축적한 GM은 ‘에어 돔(Air Dome)’이라고 부르는 에어 서스펜션을 탑재하고, 센서를 통해 지면이 고르지 못한 도로에서도 일정한 지상고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은 2002년 캐딜락 STS를 통해 세계 최초로 선보인 기술이다. 이후 2003년 쉐보레 콜벳 C5 모델을 통해 스포츠카에 적용하기 시작했으며, 페라리와 아우디 등 타 브랜드 스포츠카에도 기술을 제공하며 독보적인 서스펜션 기술력을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았다. 현재까지도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뛰어난 서스펜션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GM 등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대형 및 풀사이즈 SUV 등 거대한 차체를 지닌 모델을 만들어 온 오랜 노하우와 기술력을 갖췄기 때문에 대형 모델에 적합한 최적의 승차감을 구현하기 유리하다”면서, “정통 아메리칸 대형 SUV들이 국산 대형 SUV 대비 큰 차체를 지녔음에도 승차감 불만 이슈에서 자유로운 점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타호는 V8 6.2L 가솔린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를 얹어 최고출력 426마력, 최대토크 63.6㎏·m를 낸다. 최대 3,493㎏에 달하는 견인력으로 대형 카라반도 견인 가능하다. 헤비듀티 엔진오일과 변속기 오일 쿨러, 히치 뷰 카메라, 트레일러 어시스트 가이드라인 등 트레일링 노하우를 담은 첨단 옵션도 기본 적용해 캠핑 및 아웃도어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글 로드테스트 편집부
사진 한국지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