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기업 ‘노키아’ 몰락을 기회로…산학협력 창업으로 혁신
- 거대기업 의존하는 경제 지양
- 핀란드 ‘창업국가’로 새 방향
- 산업·학문 융합 위한 ‘알토大’
- 초기 연구부터 상업화案 고려
- 창업 메카인 위성도시 ‘에스포’
- 900개 기업 배출… 80% 생존
- 정부 차원 해외인재 적극영입
- EU시장 겨냥 亞 창업자 몰려
전 인구가 560만 명인 핀란드는 마치 혁신과 스타트업의 거대한 요람을 떠올리게 한다. 수도 헬싱키의 위성도시 에스포는 산학협력 클러스터를 조성해 산업 성장과 기술 혁신을 주도한다. 2010년 설립한 알토대는 융합과 협력을 표방하며 헬싱키 공대, 헬싱키 경제대, 헬싱키 예술디자인대를 통합해 탄생시켰다. 정부는 산학협력 플랫폼과 생태계 구축 역할에서 더 나아가 유럽의 글로벌 혁신 허브가 되겠다며 해외 스타트업 유치에 나섰다. 유입되는 기업, 투자, 신기술이 핀란드의 기술 생태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환경에서 생겨난 축제 ‘SLUSH(슬러시)’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스타트업 행사로 자리를 잡았다.

▮알토대, 산학협력 구심점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나라로 꼽히고, 매년 스타트업이 수천 개 생겨나는 핀란드지만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지금과 달랐다.
변화는 핀란드 기업 ‘노키아’의 위기에서 시작됐다. 핀란드 GDP의 25% 이상을 책임졌던 노키아가 쇠퇴하자 핀란드의 경제 성장률 또한 나란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거대 기업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고자 정부가 새롭게 제시한 방향이 바로 ‘창업국가’다. 현재 핀란드에서 노키아의 빈자리는 수많은 스타트업이 채워가고 있다.
이 같은 혁신 생태계의 중심에 있는 알토대는 산학협력과 스타트업 지원 역할을 한다. 2010년 핀란드 정부의 산업과 학문 융합 정책에 따라 설립된 알토대는 헬싱키 공대, 헬싱키 경제대, 헬싱키 예술디자인대를 통합해 만들어졌다.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학문 간 교류와 연구를 촉진할 수 있는 새로운 교육 기관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알토대 혁신생태계서비스센터 토미 애로 수석은 “연구부터 상업화까지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항상 가동된다. 현재 20팀 정도가 연구 중인데, 연구가 끝나면 상업화 가능성 점검 후 정부 자금을 지원받는다. 지원액은 한 곳당 평균 70만 유로(약 10억 5500만 원)가량이다. 핀란드의 모든 대학이 이 과정을 거치는데, 알토대가 정부 자금의 50%가량을 가져온다”고 했다.
20여 년 동안 핀란드 러시아 미국 등 다양한 국가의 창업 투자 부문에서 경력을 쌓은 그는 이곳에서도 스타트업 성장에 주력한다. 상업화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연구자와 창업 경험이 있는 이들을 연결해 초기 연구부터 상업화를 고려하도록 한다. 창업 준비 과정에서 경제적 어려움으로 중도 포기하지 않도록 초기 지적재산권 상업화 등도 진행한다. 매년 알토대에서 창업돼 분사하는 기업은 적게는 40개에서 많게는 70개에 이른다.
스타트업 축제 ‘슬러시’도 알토대가 꽃피웠다. 노키아 출신으로 ‘앵그리버드’ 게임회사 로비오를 창업한 피터 베스터바카 등이 2008년 만든 슬러시는 2011년 운영권이 알토대 학생들에게 넘어갔다. 이후 슬러시는 알토대 창업동아리 ‘알토에스’에서 시작된 ‘스타트업 사우나’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창업 허브, 헬싱키 파트너스
헬싱키 파트너스는 도시 혁신에 필요한 산학 협력과 경제 발전을 주도하는 핵심 기관이다. 헬싱키시가 만든 ‘헬싱키 파트너스’는 도시를 국제적으로 마케팅하면서 해외 기업과 인재 유치, 산업 확장, 스타트업 육성을 통해 헬싱키를 글로벌 기술 허브로 만드는 데 주력한다.
헬싱키 파트너스 쌔미 하이키우 수석 고문은 “지역 내에서 매년 500여 개의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창업되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는 핀란드의 연구개발(R&D) 인프라와 결합해 헬싱키가 혁신의 중심지로 자리잡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제공되는 프로그램은 헬싱키의 네트워크와 연결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90 Day Finn’은 핀란드에 관심 있는 기업가 기술자 투자자에게 90일 동안 헬싱키에서 생활하고, 헬싱키의 기술 생태계와 네트워크를 경험하는 기회를 준다. 핀란드 이주를 계획하는 인재들이 헬싱키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전에 주택 업무공간 아이 보육원 등을 제공하는데 이 기간 참가자들은 헬싱키의 생태계와 긴밀히 연결된다.
‘파운더스 두 핀란드(Founders to Finland)’ 프로그램은 유럽연합(EU)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는 아시아 출신 창업가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핀란드는 자국의 창업 환경과 함께 유럽으로 진입하기 좋다는 점을 부각하며 해외 인재를 끌어들이는데, 비자 신청부터 장기 체류 지원까지 종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밖에 해외 투자자와 핀란드 스타트업을 연결하는 비즈니스 체험 프로그램 등이 헬싱키 파트너스의 지원으로 이뤄진다.
엔터 에스포 역시 헬싱키 파트너스와 마찬가지로 헬싱키의 위성 도시이자 스타트업의 메카인 에스포 시의 혁신을 주도하는 조직이다. 엔터 에스포는 알토대 등 지역 내 학술 기관과 기업의 산학협력 플랫폼을 제공하고, 창업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엔터 에스포 오시 릿보스 선임은 “창업센터가 27년째 창업 보육 활동을 하고 있으며 900여 개의 기업을 탄생시켰는데 그 가운데 80%가 아직 생존해 있다. 앵그리버드 게임사 ‘로비오’와 초소형 위성 제조업체 ‘ICEYE’, 컴퓨터 제조업체 IQM이 모두 이곳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스포에서 참여한 스타트업의 상당수가 해외 매출을 낸다. 특히 클린테크, 에너지 기술, 디지털 설루션 등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에스포를 통한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의 협력은 에스포와 핀란드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끝-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