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장님, 더이상 돈 나올 구멍 없어요”…특허담보 대출까지 연체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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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테헤란로에 위치한 딥테크 스타트업 A사는 작년에 은행권 특허담보대출을 통해 연 5% 이자를 내고 2억원을 빌렸지만, 이 중 1억원을 갚지 못하고 있다.
박준영 이성국제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는 "금리가 높고 경기가 좋지 않아 기술 기반 중소기업·스타트업이 투자 유치를 제대로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이들 기업이 기댈 곳은 기술뿐이기 때문에 특허담보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며 "현재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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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로 연체액 2020년 41억→올해 6월 591억
자금 사정은 어렵지만 기술만큼은 뛰어난 중소기업·스타트업이 주로 이용하는 특허담보대출의 대출연체액이 벤처 업계 불황기와 겹치면서 최근 급증하고 있다.
특허담보대출은 중소기업·스타트업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권의 기술성과 사업성을 비롯한 미래 기술가치를 평가해 이를 담보로 기업 당 연간 최대 30억원을 지원하는 제도다.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는 영세 기업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금융권 입장에서는 오히려 대출금 회수가 잘 안 되고 있는 모양새다.
13일 매일경제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원회 소속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실에 의뢰해 받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특허담보대출 부실액은 지난 2020년 41억원에 불과했지만 2021년 116억원, 202년 250억원, 지난해 199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591억원에 달했다. 4년 새 15배나 급증한 셈이다. 부실률 또한 2020년 1.13%였던 게 올해 상반기 기준 2.55%로 껑충 뛰었다.
특허담보대출은 대출을 제대로 이용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스타트업의 ‘동아줄’ 역할을 한다는 게 특허청 입장이다. 특허청에 따르면 부동산 같은 물적담보가 부족하고 기업신용도가 낮지만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중소기업·스타트업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지난해 특허담보대출을 이용한 기업 1168곳 중 신용등급 BB+ 이하 비우량 기업이 84%나 차지했다.
경기 불황과 벤처투자 혹한기가 길어지면서 최근 특허담보대출을 이용하는 기업 수는 크게 늘었다. 특허청에 따르면 특허담보대출 신규 취급액은 지난 2017년 866억원에서 2020년 1조93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 9119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특허담보대출은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기업·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대출 상환이 제대로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부실률이나 부실액뿐만 아니라 대출금 잔액까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허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2020년 3652억원에서 올해 6월 2조3143억원으로 4년 새 6배 넘게 늘어났다.
박준영 이성국제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는 “금리가 높고 경기가 좋지 않아 기술 기반 중소기업·스타트업이 투자 유치를 제대로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이들 기업이 기댈 곳은 기술뿐이기 때문에 특허담보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며 “현재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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