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암살 위기 넘긴 트럼프…초접전 대선 변수될까[Q&A]

이청아 기자 2024. 9. 17.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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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소유 골프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시도 사건이 발생하자 경찰들이 인근 차량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은 올해 두 번의 암살 시도를 경험했다.

그는 7월 13일(현지 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대규모 야외 유세 중 첫 번째 암살 시도를 경험했다. 그리고 64일 뒤인 15일 또한번의 암살 시도를 겪었다. 이번에는 플로라디주 웨스트팜비치에 위치한 자신의 골프장에서였다.

트럼프 후보를 겨냥했던 두 번의 암살 시도와 관련된 주요 내용을 문답(Q&A) 형식으로 정리했다.

―두 암살 시도는 어떤 상황에서 발생했나.
“첫 번째 암살 시도는 이번 미국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야외 유세 현장이었다. 두 번째 암살 시도는 트럼프 후보가 소유하고 있는 플로리다주의 골프장에서 발생했다. 당시 트럼프 후보는 골프를 치고 있었다.”

―암살 용의자들은 어떤 차이점과 공통점이 있었나.
“첫 번째 암살 시도 용의자인 토마스 매슈 크룩스(21)는 현장에서 미국 비밀경호국 요원들에 의해 사살됐다. 반면 두 번째 암살 시도 용의자인 라이언 웨슬리 루스(58)는 총격을 가하기 전 요원들에게 걸렸고, 도주하다 잡혔다. 두 사람 모두 백인 남성이지만, 나이에선 차이가 크다. 크룩스는 20대, 루스는 50대다. 크룩스는 사망했기 때문에 정확한 암살 시도 이유를 알 수 없다. 루스의 경우에는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이유가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현재까지 외신 등을 통해 알려진 것에 따르면 루스는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지지했던 인물이다. 또 트럼프 후보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생각에 비판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암살 시도 때 사용된 총기는 어떤 것인가.
“크룩스가 사용했던 총기는 ‘AR-15’ 계열의 소총이다. 1958년 미국 총기업체 아말라이트가 개발한 소총으로 미 육군에서 오랜 기간 사용했던 M16 소총의 민간용 버전이다. 미국 내 총기 난사 사건에 ‘단골’로 등장한다. 반면 루스가 사용한 총은 ‘AK-47’ 유형이다. 이 총은 1947년 처음 러시아에서 제작됐다. 가격이 저렴하고, 사용이나 관리가 편리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소총 중 하나로 꼽힌다. 러시아는 물론이고 중동, 동유럽 등에서도 많이 사용됐다. 또 이슬람국가(IS) 같은 테러단체에서도 많이 사용했다.”

―트럼프 후보는 암살 시도 뒤 어떤 반응을 보였나.
“첫 번째 암살 시도 때 트럼프 후보는 총에 귀를 맞았다. 심각하진 않았지만 부상을 입었던 것이다. 당시 그는 넘어졌다 일어서며 ‘싸우자(fight)’를 외쳤다. 트럼프 후보의 이번 대선 캠페인 때 자주 쓰이는 구호 중 하나다. 당시 트럼프 후보의 모습은 공화당 지지자들은 물론이고 미국 국민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줬다. 당시 상황이 야외 유세 현장이었던 만큼 사실상 생중계 되고 있었다는 것도 특징이다. 하지만 두 번째 암살 시도는 첫 번째 암살 시도 때처럼 이른바 ‘극적인 장면’은 없었다. 또 트럼프 후보가 공적인 업무가 아닌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도 차이점이다. ‘싸우자’를 외치는 것 같은 극적인 상황은 아니었지만 트럼프 후보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건재함을 강조했다.”

―이번 사건을 트럼프 후보는 어떻게 바라볼까.
“트럼프 후보와 공화당은 지지층을 결집하는 계기로 최대한 이번 사건을 활용하려 할 것이다. 트럼프 후보는 10일 열린 TV토론에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에게 사실상 ‘판정패’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최근 지지율 면에서도 특별한 호재가 없었다. 더더욱 이번 사건을 지지층 결집을 위한 모멘텀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고령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강인한 이미지를 강조하는 계기로도 활용할 것이다.”

―해리스 후보는 이번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해리스 후보와 민주당에게 트럼프 후보에 대한 두 번째 암살 시도는 결코 호재가 아니다. 트럼프 후보에 대한 관심을 더욱 키우고, 지지층이 다시 한 번 결집하는 상황이 조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해리스 후보 측 역시 ‘트럼프의 지지자들이 결집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하는 또하나의 계기로 활용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대선을 50일 앞둔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이 대선 판세를 출렁이게 할 수 있을까.
“최근 특별한 상승 모멘텀이 없던 트럼프 후보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첫 번째 암살 시도 때와 달리 두 번째 암살 시도는 트럼프 후보가 골프를 치던, 즉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던 중에 발생했다. 장소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 첫 번째 암살 시도는 야외 유세장, 두 번째 암살 시도는 트럼프 후보가 소유한 골프장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런 장소와 상황의 차이 때문에 대선 판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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