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일본 ‘운발’이라고?…축구판 뒤집은 아시아의 비결
전통 강호 상대로 역전승
축구 저변 투자액 증가에
주요 선수 해외 진출 늘어
아스날, 프랑크푸르트, AS모나코, 샬케04, 레알 소시에다드···.
지난 2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할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전차군단’ 독일을 2-1로 격파한 일본 선수들 소속팀이다. 대표팀 명단 26명 중 유럽파가 무려 19명이다. 독일을 상대로 득점한 도안 리츠(프라이부르크)와 아사노 타쿠마(보훔) 모두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다. 일본은 최근 4년간 국가 대표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유럽에 진출시켜 국제 무대 경험을 쌓게 하면서 기량을 끌어올려왔다. 그 전략이 이번 월드컵에서 통했고 이변의 주인공이 된 비결이다.
이번 대회에는 개최국 카타르부터 시작해 동아시아의 한국과 일본,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남반구의 호주까지 32개국 체제가 된 이후 최초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가 6개국이나 출전했다. 비록 개최국 카타르가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에콰도르와의 개막전에서 개최국이 0대2로 패배하는 굴욕을 받아들었고, 이란이 정치적 문제와 얽히며 잉글랜드에 2대6으로 침몰했지만 예전처럼 모두가 무너진 것은 아니었다.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대회에서 각각 아르헨티나와 독일이라는 거함을 침몰시켰지만 그 방식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의 깜짝 16강 이후 침체기를 보냈고, 최근 축구 분야에 통 큰 투자를 이어가며 축구 열기에 불을 지피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주도하는 컨소시엄 방식으로 잉글랜드 프로축구(EPL)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4억900만 파운드(약 6500억원)에 인수했고, 국가대표팀에는 과거 모로코 본선행 이끄는 등 성과를 꾸준히 내온 ‘하얀 마법사’ 에르베 르나르 감독을 앉혔다. 르나르 감독은 사우디 프로축구 최강팀인 알 힐랄의 선수를 대거 기용하며 국가대표팀이 평소에도 함께 훈련하는 효과를 이끌어냈다.
반대로 일본은 축구 저변 자체를 키웠고 유럽에서 성공한 선수들이 나오면서 선순환도 이어지고 있다. 자신도 언젠가 유럽에서 뛰며 대표팀에 소집되기를 꿈꾸는 유소년이 늘어나면서 일본축구협회(JFA) 등록 선수는 81만8000여명에 달하고, 이들이 뛸 수 있는 프로축구 팀도 3부리그까지 총 58개에 달한다. 동호인, 풋살선수까지 합쳐 등록 선수가 10만명도 되지 않는 대한축구협회(KFA)로서는 부러울 수밖에 없는 환경인 셈이다.
물론 지금까지 아시아 축구가 월드컵에서 단 한번도 성과를 낸 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은 한국의 공로가 컸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 한국이 모습을 드러내며 아시아 축구의 존재를 알렸고,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는 북한이 이탈리아를 꺾으며 8강까지 진출했다. 화룡점정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이다. 한국은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 속에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을 꺾으며 4강 신화를 일궈내는 기염을 토해낸 바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동안의 성과가 단발적이었고, 지속적인 축구 강국으로 이어지기에는 부족했다는 점이다. 한국 축구가 매번 극단적인 성공과 실패 사이에서 시행착오를 겪는 사이 꾸준히 투자를 한 일본이 안정적인 실력을 확보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2002년 이후 한국이 16강에 진출한 것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이 유일하지만 일본은 자국에서 열렸던 2002년 한일 대회는 물론 2010년 남아공, 2018년 러시아 대회까지 조별 예선을 통과하며 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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