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커리어 시작했던 인천에서 감독 첫발 뗀 이숭용 “뿌리를 찾은 것 같다” [일문일답]

최민우 기자, 김한림 기자, 손수현 기자 2023. 11. 2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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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숭용 감독 ⓒ곽혜미 기자
▲ 민경삼(왼쪽) 대표이사가 이숭용 감독에게 모자를 씌워주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송도, 최민우 기자/김한림, 손수현 영상기자]

SSG 랜더스 신임 이숭용(52) 감독이 취임 소감을 전했다. 선수 생활을 시작했던 인천에서 감독 커리어 첫 발을 뗀 이숭용 감독은 “이제야 뿌리를 찾은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숭용 감독이 본격적으로 SSG 지휘봉을 잡는다. 이숭용 감독은 21일 홀리데이인 인천 송도 볼룸에서 취임식을 갖고 SSG 새 감독으로서 포부와 각오 등을 전했다. 이 자리에서 이숭용 감독은 “성적과 육성 모두 잡겠다. 팬들은 랜더스를 더 사랑해달라. 야구장에 찾아와 응원해달라”고 말했다.

이숭용 감독은 계약 기간 2년, 연봉 총액 9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에 합의했다. 앞서 태평양 돌핀스, 현대 유니콘스, 히어로즈 등에서 선수로 활약했고, 은퇴 후에는 kt 위즈에서 타격 코치를 맡았다. 그러다 2019년 kt 단장을 맡았고, 2022 시즌 통합 우승에 일조했다. 단장에서 물러난 후에는 육성 총괄을 역임했다.

SSG가 이숭용 감독을 선임한 이유는 ‘서번트형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라 평가했기 때문이다. SSG는 “이숭용 감독은 개방적 소통과 상호존중을 기반으로 코칭스태프와 선수 개개인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지도자다. 특히 선수 중심의 사고와 강한 신뢰관계를 형성해 하나 된 팀을 이끌 수 있는 지도자라고 판단했다”고 이숭용 감독을 선택한 배경을 밝힌 바 있다.

▲ 이숭용 감독 ⓒ곽혜미 기자

다음은 이숭용 감독과 일문일답.

-감독 취임 소감

야구선수 출신이라면 누구나 감독이라는 자리가 꿈이다.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준 SSG 랜더스 관계자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벅차오른다. 더 뜻 깊은 건. 프로 입단해서 처음 유니폼 입은 곳이 인천이다. 1994년 인천이라는 도시에 와서 선수로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 다시 인천으로 돌아와서 감독을 한다는 게 나한테는 뜻 깊다. 과거에 있던 팬들을 만나게 된다는 생각을 하니 벅차다.

-밖에서 봤던 SSG는 어땠는지

굉장히 명문 구단이다. 우승도 여럿차례 했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장점이 베테랑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다. 반면 어린 선수들은 올라오지 못했다. 면면을 체크해서 어린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주겠다. 선참들에게는 책임감을 주면서 팀을 이끌어 가고 싶다.

-단장 거쳐서 감독이 됐다. 앞선 경험이 어떻게 도움이 될까

단장이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다. 구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체크했다. 단장이 된 후에는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어떻게 운영할지 생각하게 됐다. 감독은 처음이지만, 단장을 하면서 간접 경험을 했다. 도움이 많이 되지 않을까 싶다.

-선수, 코치, 단장을 모두 거쳤다. 감독은 처음이다. 롤모델로 삼을 감독이 있나

한분을 꼽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선수, 코치, 단장을 하면서 겪은 감독들의 장점을 나에게 맞춰서 운영하고 싶다.

▲ 민경삼(왼쪽) 대표이사와 이숭용 감독 ⓒ곽혜미 기자

-71번을 택한 이유는

71번은 내가 1971년생이라서 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다.

-코칭스태프 구성은

코칭스태프는 심사숙고하고 있다. 프런트와 이야기하고 있다. 조만간 결정이 날 것 같다.

-젊은 선수들의 동기부여 중요하다고 했다. 손시헌 퓨처스 감독과 나눈 이야기는

단장하면서 느낀 점은, 육성은 1군에서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1군과 2군은 정말 다르다. 1군에서 경험을 할 수 있게 하겠다. 손시헌 감독과 이야기 중이다. 열심히 하고 절박한 선수를 추천해주면 기용을 하려 한다. 폭넓은 기용을 하겠다.

-리모델링에 대한 구체적인 플랜은

성적과 육성을 같이 가져가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혼자라면 불가능하지만, 선수들과 소통하면서 신뢰를 쌓는다면 가능하다. 프런트의 도움도 필요하다. 내가 마흔까지 선수생활하면서 많이 느꼈다. 베테랑들을 최대한 존중하고, 권한과 책임을 줘야 한다. 체력 관리도 필요하다.

-kt에서 코치, 단장, 육성총괄도 했다. kt와 붙게 되는데, 어떻게 대할 것인가

kt라고 해서 신경을 쓰지 않는다. SSG 구단 관계자 말에 의하면 유독 kt에 약했다더라. 승률을 더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한다. 특정 팀만 생각하지 않고, 똑같이 생각하려 한다. 이기는 데 포커스를 맞추겠다.

-감독으로 첫발 내딛게 됐다. 이숭용의 야구는

이숭용의 야구는 ‘선수 중심의 야구’다. 장점을 최대한 이끌고 싶다. 많이 이야기 나누겠다. 두 가지 원칙을 강조하고 싶다. 원팀이 중요하다. 현역 때부터 이야기 많이 해왔다. 팀 분위기를 해치면 무서운 선배가 될 수 있다. 프로 의식이 중요하다. 야구장에 나오면, 선후배보단 최선을 다해서 플레이해야 한다. 두 가지는 꼭 강조하고 싶다.

-이강철, 염경엽과 지략 대결 펼치게 됐는데

두 분 모두 우승을 했다. 나는 이제 초짜 감독이다. 초짜라고 하지만 그라운드에 나가서 상대로 만나면, 최선을 다해서 이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서로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 염경엽 감독도 선수 시절 룸메이트였다. 이강철 감독은 단장으로 많은 대화를 나눴다. 최선을 다하겠다. 그라운드에서는 많은 승수를 쌓을 수 있도록 하겠다.

▲ 이숭용 감독 ⓒ곽혜미 기자

-육성을 강조하지만, 성적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구체적인 목표는

SSG 랜더스는 내실을 더 다져야 한다. 베테랑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데, 어린 선수들이 치고 올라와야 한다. 아울러 상위권 성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투수 출신이 아니다. 투수 교체 타이밍 등 어떻게 할 것인가

투수 출신 수석코치를 생각 중이다. 투수 파트는 코치를 믿고 가겠다. 운영은 투수 파트와 꼭 상의하려 한다. 믿고 가겠다.

-밖에서 본 선수들 중 눈에 띄는 선수는

선수들 이름을 거론하기가 어렵다. 그렇지 않은 선수들이 서운해 할 수 있다. 제로베이스에서 보겠다. 2군 감독의 추천을 많이 받겠다. 가장 가까이에서 봤기 때문이다. 모두 내 선수들이라 특정해서 이름을 말하기 어렵다.

-스토브리그 시작됐다. 전력 보강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나

현장과 프런트의 분업화를 하고 있다. 소통을 늘 하고 있다. 협업하면서 가겠다. 스토브리그는 프런트 역할이 중요하다. 거기에 맞춰서 팀을 꾸려서 가겠다.

-외국인 선수 구성은

계속 논의 중이다. 내년부터는 AI 심판이 도입된다. 스트라이크존 폭이 좁아진다. 상하 존을 이용할 수 있는,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갖춘 선수가 필요하다.

-통합우승 하면서 팬들이 기뻐했다. 내년 시즌에 대한 자신감을 어필한다면

베테랑 선수들 잘 기용하려 한다. 어린 선수들 몇몇을 체크해서, 성장 시키는 게 내가 할 일이다. SSG는 가지고 있는 게 좋다. 걱정하지 않도록, 극대화 시켜서 팬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팀이 되겠다. 팬들이 야구장에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게 하겠다.

-정용진 구단주가 야구 좋아해. 어떤 대화를 나눴나

어제 뵙고 왔다. 야구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내 생각 이상으로 많이 알고 있더라. 나에게는 더 좋다. 주변 이야기를 많이 듣겠다.

-구단주가 당부한 것이 있나

굉장히 어려운 숙제를 줬다. 성적과 육성을 같이 잡아달라더라. 그 역할을 하라고 나를 뽑았다. 성적을 우선했다면, 내가 아닌 다른 감독을 찾았을 것이다. 내가 경험했던 모든 것들을 적극 활용하겠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 최대한 노력하겠다.

-추신수, 김강민의 현역 연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는지. 어떻게 기용할 것인가

아직 만나거나 통화하지 못했다. 두 선수에 대해서는 존중을 하겠다. 구단과 상의해서 맞춰가겠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경험을 했고, 선수단 리더다. 더 존중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 이숭용 감독 ⓒ곽혜미 기자

-현역 시절 인천에서 야구를 했다. 다시 인천에서 야구하는 소감을 구체적으로 말해준다면

나는 서울 출신이다. 인천은 제2의 고향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태평양에 입단해서 현대, 히어로즈에서 선수 생활 이어갔다. 내 뿌리가 없더라. 나는 한 팀에 있었는데, 팀명만 바뀌었다. 그게 속상하고 마음이 아팠다. 지금 SSG 감독이 되고 난 후에는 내 뿌리를 찾을 수 있겠다 싶더라. 어디 출신인지는 정확히 말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SSG 감독이라고 말할 수 있다. 뿌리를 찾은 느낌이다.

-감독 면접 후에 어떤 기분으로 기다렸나

면접한 건 다들 몰랐다. 기다리는 시간이 열흘 정도였다. 10년 같았다. 아내가 꿈을 꿨는데, 꿈에서 귀신을 잡았다더라. 귀신을 잡을 행운을 찾아보니 성공이더라. 일이 잘 풀린다더라. 아내가 좋은 소식이 있을 거라 하더라.

-취임 이후에 난장 토론 제안했다는데

화합이 중요하다. 코칭스태프의 모습을 선수들이 바로 느낀다. 프런트와 같이 난장 토론을 하고 싶다. SSG의 장단점에 대해서 알고 싶다. 적극적으로 많은 대화를 하고 싶다. 감독의 권위의식을 없애려 한다. 더 편안하게 대화하고 싶다.

-팬들에게 한마디

우리 랜더스 더 사랑해 달라. 더 보답할 수 있도록 활기차고, 더 열심히 뛰고, 더 많이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 야구장에 와서 응원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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