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단지는 평당 1100만원인데"…압구정4구역서 진땀 빼는 래미안

박순원 2026. 4. 2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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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임직원들이 지난 2월초 압구정4구역에서 홍보 현수막을 펼쳐 들고 있다. [삼성물산 제공]


서울 압구정4구역 재건축 수주를 추진 중인 삼성물산이 옆 단지 공사비 유탄을 맞았다.

압구정 재건축 수주전이 인접 구역 간 '조건 비교' 구도로 확대되면서, 옆 단지보다 비싼 평당 공사비를 제시한 삼성물산의 조합원 설득 부담이 커졌다.

현대건설과 DL이앤씨가 맞붙은 압구정5구역의 건축비 조건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오면서 삼성물산의 입찰 제안서가 비교 대상에 오르고 있어서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압구정4구역 조합에 제시한 공사비는 3.3㎡(1평)당 1245만원 수준이다. DL이앤씨가 압구정5구역에 평당 공사비를 1139만원으로 제시한 것과 비교하면 100만원 이상 비싼 셈이다. 공사비가 상승하면 조합원 분담금은 커지게 된다.

현대건설이 단독 입찰한 압구정3구역과 비교해서도 조건 열세가 부각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압구정 2·3·5구역을 연결해 국내 최초로 '로봇 친화형 단지'로 조성하겠다고 했다. 자율주행 로봇이 아파트 곳곳을 오가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입주민의 안전과 편의를 아우르는 미래형 주거단지를 만든다는 것이다.

압구정4구역 재건축은 압구정 현대8차와 한양3·4·6차를 재건축해 최고 67층 1664가구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공사비는 2조1000억원에 이른다. 조합은 삼성물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했고, 오는 29일 대의원회를 통해 총회 상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압구정동 A공인 관계자는 "압구정 3·4·5구역 시공사 모집이 같은 시기에 이뤄지다 보니 구역 간 비교로도 수주전 구도가 확대되고 있다"며 "입지에서 한 단계 아래라고 평가받는 5구역이 좋은 조건을 제안받은 점이 4구역 조합원들에겐 다소 불만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선 삼성물산의 입찰 조건을 단순 공사비만으로 비교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다. 삼성물산은 건설업계에서 안전·품질 관리 기준을 가장 엄격히 적용해 공사비를 낮게 제시하기 어려운 회사로 꼽힌다.

특히 삼성물산은 이를 입찰 단계에서부터 적용하는 편이다. 브랜드 파워가 상대적으로 약한 건설사들이 입찰 초기 공사비를 낮춘 뒤 증액을 요구하는 것과 달리, 삼성물산은 사업 안정성을 앞세워 공사비 변동 폭을 제한하고 있다.

또 삼성물산은 압구정4구역 공사비 인상 기준을 '공사계약체결일로부터 91일'로 제안했다. 이는 인근 3·5구역 제안서에는 담기지 않은 조건이다. 도급 계약 체결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으면 공사비 인상분을 시공사가 떠안는 구조라 조합에 오히려 유리한 조건으로 꼽힌다.

삼성물산은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압구정4구역 조합원 설득에 나서고 있다. 대의원 회의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다음달 23일 총회를 거쳐 시공권을 최종 확보하게 된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내부 기준이 엄격해 입찰 제안 단계에서부터 비교적 보수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시공사로 꼽힌다"며 "다른 건설사들이 일찌감치 제시해 온 책임준공 확약을 압구정4구역에 처음 적용할 정도로 의사결정 절차가 까다로운 편"이라고 말했다.

박순원 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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