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세계화는 끝났다”…이젠 신공급망 시대
반도체 탈세계화 지속될 땐
가격 오르고 공급도 더뎌져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의 창업자 모리스 창 전 회장이 16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반도체 세계화 시대가 끝나고, 중국의 성장을 견제하는 미국과 일본 등 동맹국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공급망이 펼쳐진다는 예상이다.
17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창 전 회장은 이같이 말하며 “(반도체의 세계화가 끝나면) 반도체 가격이 오르고, 가격이 오르면 반도체의 ‘유비쿼티(어디든 널리 퍼져있다는 뜻)’도 멈추거나 크게 느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처럼 반도체의 탈세계화가 지속되면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 가격이 오르고, 오른 가격 탓에 반도체 공급이 상당히 느려질 것이란 의미다. 창 전 회장은 TSMC가 현재 대만에 있는 팹을 미국으로 옮기면 제조 원가가 50% 비싸지는 점을 반도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로 꼽았다.
그는 미국의 반도체 정책을 지지한다면서도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그는 “중국 반도체 성장 속도를 늦추려는 미국의 노력을 지지한다”면서도 “미국의 ‘온쇼어링’과 ‘프랜드쇼어링’ 정책은 당황스럽다”고 지적했다. 온쇼어링은 외국기업의 생산 기지를 미국으로 옮기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다. 프렌드쇼어링은 동맹국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하는 것이다.
최근 전 세계는 반도체 공급망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꺾기 위해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칩4 동맹(미국·한국·일본·대만)’을 만들고,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을 미국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반도체와 과학법’에 서명하며 “(반도체) 공급망은 미국에서 시작해 미국에서 끝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상무부가 미국에 반도체 생산 시설을 짓는 기업에 390억달러(약 50조원)를 지원하는 내용의 ‘반도체지원법(칩스법)’을 내놓은 것도 이같은 정책의 일환이다.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에 TSMC 뿐 아니라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기업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기남 삼성전자 SAIT(옛 종합기술원) 회장은 지난달 한 포럼에서 우방국 중심으로 신공급망이 구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각국이) 자체 공급망을 구축하려면 초기 비용만 1조달러가 넘고, 그 이후에도 수천억달러씩 투자해야 한다”며 “독자 공급망을 구축하려고 못하는 부분을 다시 일으켜 세우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특별한 도움 없인 쉽지 않아 우방국 중심 신공급망이 구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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