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회사는 외국인이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지역 특성과 문화 등에 맞춰서 현지화를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입니다.”
미국의 대표 자동차 부품 기업 ‘보그워너(BorgWarner)’의 한국 지사인 ‘한국보그워너티에스’를 이끄는 김인배 부회장의 말이다. 국내서 관심을 얻고 있는 현대차 순수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EV)’의 통합 드라이브 모듈(iDM)을 개발한 한국보그워너티에스는 앞으로 전동화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내부 역량 강화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18일 충북 진천군에 위치한 한국보그워너티에스 2공장에서 보그워너 기술 현황을 듣기 위해 김 부회장을 직접 만났다. 처음으로 언론에 기술 개발 현황을 공개한 김 부회장은 우선 업체 간 협업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국내에 7개 사업부를 운영하고 있는데 고객 상황에 따라 사업부간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다”며 “현대차와는 30년간 동맹관계를 구축하는 등 오랜기간 여러 자동차 OEM사들과도 협업에 나섰다”고 말했다.

1988년 설립된 한국보그워너티에스는 현재 1400여명의 근무 인력이 생산과 경영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김 부회장은 “30년 넘게 보그워너가 한국에서 사업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업체와의) 지속적인 관계성이라고 본다”며 “우리는 현재 외국인이 단 한 명도 없지만 지역 특성과 문화 등에 맞춰서 현지화를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등 다른 국가에 진출한 보그워너 사업장과의 소통을 유지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거의 매일 24시간 다른 국가 사업장과 24시간 소통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역별 책임자들이나 엔지니어링 담당의 근무 시간이 서로 달라 유연 선택 근무제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업장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개발된 캐스퍼 일렉트릭용 iDM의 핵심은 소음·진동(NVH) 성능 확보다. 케이스 강성 최적화, 감속기 기어 설계 최적화, 모터 회전자 설계 최적화 및 모터 제어 최적화도 이뤄졌다. 한국보그워너티에스 관계자는 “이 iDM은 400V(볼트) 시스템에 최적화 됐으며 최대 135㎾ 출력으로 맞춤형 설계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보그워너는 전반적으로 13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전기차 이전 내연기관 부품을 만들 때 연비 상승에 가장 크게 초점을 뒀다”며 “엔진에 나올 수 있는 동력 손실을 최소화하는 작업 등을 크게 신경썼다”고 말했다.
보그워너 iDM 기술이 들어간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은 최근 국내 완성차 업체 전기차 판매에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현대차가 공개한 올 10월 국내 판매실적에 따르면 캐스퍼 일렉트릭은 2186대가 판매돼 전체 전기차 라인업 중 가장 많이 판매됐다. 연간 판매량은 5700대로 상위 등급 차량인 아이오닉6(4042대)와 코나 일렉트릭(2713대)보다 많다.

앞으로 보그워너는 전 세계적으로 ‘전기 토크 벡터링 및 분리(eTVD) 시스템’ 홍보에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보그워너티에스의 경우 자사의 기술 경쟁력을 알리기 위한 자체 홍보 방안 강화에 신경쓴다는 계획이다.
eTVD는 전기 토크 관리 시스템(eTMS)의 일부로 전기차 휠 토크를 지능적으로 제어해 노면의 상태에 따른 운전 안정성 향상 및 역동적 코너링 성능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불필요한 브레이크 개입을 줄여 차량의 진동과 타이어 마모가 일어날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이 시스템은 현재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폴스타3’ 모델에 적용 중이며 올해 말 주요 유럽 OEM에게 납품하기 위한 생산 과정에 투입된다.
김 부회장은 “우리는 현재 전기차용 배터리팩과 모듈도 만들고 있다”며 “이 부품들의 핵심은 안전성인데 우리나라가 이점에 있어서는 최고의 장점이 있다”고 자신했다. 앞으로 나올 보그워너의 주요 전기차 관련 부품 생산이 한국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진천=조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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