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발진이 의심될 때, 가장 먼저 할 일
운행 중 차가 의도치 않게 가속하기 시작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페달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다. 패닉 상태에서 브레이크 대신 엑셀을 계속 밟고 있는 경우가 실제 사고 영상에서도 반복적으로 확인된다.
한 번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오른발을 페달에서 완전히 떼어 발 위치를 재정렬하는 동작이 먼저다. 이때 스티어링에서 손을 떼지 않고 차선을 유지한 채, 가능한 한 직선 구간으로 차를 유도해야 한다.

1단계: 기어를 ‘N(중립)’으로
가장 중요한 조치는 기어를 즉시 ‘N(중립)’으로 옮기는 것이다. 기어를 중립에 두면 엔진 동력이 바퀴에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설령 엔진 회전수가 올라가더라도 차는 더 이상 가속하지 못한다.
자동변속기 차량은 주행 중에도 변속 레버를 N 위치로 당겨 넣을 수 있으며, 대부분의 제조사는 급가속 상황에서 N으로 전환하는 것을 허용하도록 설계한다.
중립으로 전환했을 때 엔진 회전수는 상승할 수 있으나, 회전 제한 장치(레브 리미터)가 작동해 엔진이 곧 손상되지는 않도록 보호된다.
중립으로 옮기는 것이 브레이크를 밟는 것보다 우선인 이유는, 엑셀 신호가 계속 들어간 상태에서는 제동력이 상쇄되거나 브레이크 과열(페이드)로 제동력이 급감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2단계: 양발 브레이크로 강하게, 계속 밟기
기어를 N으로 옮겼다면 곧바로 브레이크 페달을 가능한 한 강하게, 그리고 꾸준히 밟는다. 이때 권장되는 것은 ‘양발 브레이크’가 아니라, 오른발이 정확히 브레이크 페달 중앙을 깊게 밟도록 집중하는 것이다. 양발을 동시에 쓸 경우 오히려 페달 감각을 잃고 오조작을 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중요한 점은, 급하게 “밟았다 떼었다”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강도로 깊게 밟은 상태를 유지해 제동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것이다. 동시에 비상등을 켜 주변 차량에 위험 상황을 알리고, 가능한 우측 차로 또는 갓길 쪽으로 차를 유도해야 2차 사고를 줄일 수 있다.

3단계: 마지막 수단으로 ‘시동 OFF’ – 이때 주의점
중립 전환과 강한 제동에도 불구하고 차량이 계속 제어되지 않는다고 느낀다면, 마지막 수단으로 시동을 끄는 방법이 있다.
전통적인 키 방식 차량은 키를 ACC(전원) 위치로 돌려 엔진만 정지시키되, 스티어링 잠금이 걸리는 LOCK 위치까지 돌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버튼식 시동 차량은 주행 중 짧게 누르면 꺼지지 않는 경우가 많고, 보통 3초 이상 길게 눌러야 엔진이 정지되도록 설계돼 있다.
엔진이 꺼지면 파워 스티어링과 브레이크 부스터가 점점 힘을 잃어 조향과 제동이 무거워지므로, 이 선택은 정말로 다른 방법이 듣지 않을 때, 직선 구간에서 차량을 이미 충분히 감속시킨 뒤 사용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절대 하면 안 되는 대처들
급발진 의심 상황에서 다음과 같은 행동은 오히려 위험을 키운다.
브레이크 대신 주차 브레이크(사이드 브레이크)를 급히 당기는 것: 주차 브레이크는 주로 뒷바퀴에만 작용해 고속에서는 차체가 바로 회전하거나 스핀에 빠질 수 있다.
기어를 R(후진)이나 P(주차)로 넣으려 노력하는 것: 대부분의 자동변속기는 주행 중 강제로 R·P로 들어가지 않도록 보호 장치가 있지만, 억지로 조작할 경우 변속기 손상이나 예측 불가한 거동을 일으킬 수 있다.
차 문을 열고 뛰어내리는 것: 고속 주행 중 탑승자가 차에서 이탈하면 치명적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훨씬 크다.

급발진 ‘예방’에 대한 오해와 현실
일부에서는 시동 직후 엔진 체크등이 꺼질 때까지 기다려야 급발진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엔진 체크등은 전자제어 장치의 자기 진단 결과를 표시하는 기능으로, 이를 기다린다고 급발진이 원천 봉쇄되는 것은 아니다. 체크등이 꺼지지 않는다면 차량 전자 시스템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이므로, 그 상태에서 운행을 시작하지 않고 점검을 받는 것이 합리적인 대응이다.
시동을 걸 때 브레이크를 밟고, 기어를 D·R로 옮긴 뒤 1~2초 정도 있다가 출발하는 습관은 변속 충격과 오조작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것만으로 급발진을 예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중요한 것은 페달 조작 습관과 차량 상태 관리다.

평소에 반드시 점검해야 할 것들
급발진 사고 중 상당수는 실제로는 ‘엑셀과 브레이크 페달 오조작’이거나, 정비 불량·매트 걸림 등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는 분석도 있다.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다음을 꾸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바닥 매트가 페달 아래 말려 들어가지 않도록 순정 매트 또는 고정 클립이 있는 제품을 사용하고, 매트를 겹쳐 깔지 않는다.
브레이크 패드·디스크·오일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해 제동력이 항상 정상인지 확인한다.
엔진·변속기·스로틀 바디·센서류 등 동력계통의 이상 여부를 정기 점검하고, 경고등 점등 시 무시하지 않는다.

사고 후에는 블랙박스·기록 데이터 확보
급발진이 실제 전자제어 시스템의 문제인지, 운전자의 오조작인지 여부는 사고 직후의 감각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사고 후에는
블랙박스 영상 확보
가능하다면 EDR(주행기록 장치)·ECU 로그 분석
정비·리콜 이력 확인
등을 통해 원인을 확인하려는 절차가 필요하다. 국토교통부·제조사·법원이 급발진 여부를 판단할 때도 이 같은 객관적 자료가 중요한 근거로 활용된다.

머릿속에 단순하게 3단계만 넣어 두기
실제 상황에서는 복잡한 이론보다, 세 가지 단계만 떠올릴 수 있으면 도움이 된다.
첫째, 발을 완전히 떼고 → 둘째, 기어를 N(중립)으로 → 셋째, 강한 브레이크와 비상등, 우측 차로·갓길로 감속 유도. 이 단계로도 제어가 되지 않는다고 느낀다면, 직선·저속 상태에서 마지막 수단으로 시동 OFF를 선택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급발진은 “나와는 상관없다”고 넘기기 쉬운 주제지만, 몇 초 안에 떠올릴 수 있는 이 단순한 절차가 실제로는 생명을 지키는 차이를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