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M2026] SK바팜, 자체 오픈이노베이션 추진…키워드는 CNS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JPM 2026' 행사장 인근에서 열린 '코리아 나이트 @JPM'에서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이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사진=이승준 기자

SK바이오팜이 자체 오픈이노베이션을 추진한다. 회사는 이번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중추신경계(CNS) 전 영역으로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을 구상 중이다. 시장은 이를 통해 그동안 SK바이오팜의 고질병이었던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낮아질 수 있을지 주목한다. 이번 오픈이노베이션이 국내에 한정됐던 과거 사례와 달리 아시아권을 아우를 전망인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후기개발 동반 오픈이노베이션

/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이미지 제작=이승준 기자

제44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2026)에서 만난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조만간 오픈이노베이션을 제안하려고 한다"며 "후기 개발을 같이 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소규모 바이오텍들이 밸류체인을 강화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따른 답변이었다.

시장에서는 SK바이오팜의 세컨드 프로덕트 등장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바이오팜은 이번 오픈이노베이션을 추진함으로써 CNS 분야의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CNS 분야의 다양한 영역에 접근함으로써 관련 분야의 전주기를 포괄하는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에 추진하는 오픈이노베이션이 그전과 다른 성격과 규모를 띨 것이라는 점도 기대를 키운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11월 서울바이오허브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고 오픈이노베이션에 동참한 바 있다. 다만 해당 오픈이노베이션은 서울바이오허브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SK바이오팜이 참여하는 형태인 데다가 제휴 범위도 국내로 한정됐다. 반면 이번에는 SK바이오팜이 자체적으로 오픈이노베이션을 추진하며 제휴 범위 또한 아시아권으로 더 넓다.

이 사장은 "현재 구상 중인 오픈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1월 서울바이오허브와 전략적 MOU를 맺었던 것과는 다른 오픈이노베이션"이라며 "해당 MOU는 서울바이오허브의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 차원에서 장기적인 차원에서 접근할 예정"이라며 "한국과 중국을 포함하는 아시아 단위로 더 큰 규모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노바메이트 90%대 매출 의존

/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래픽=이승준 기자

그의 발언이 주목받는 것은 SK바이오팜이 세노바메이트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한 뇌전증 치료 신약인 세노바메이트는 2019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신약허가신청(NDA) 승인을 받고 미국 시장에 2020년 5월 엑스코프리라는 제품명으로 출시됐다. 이후 직접판매 체계를 통해 회사 매출을 빠르게 견인해왔지만, 이는 동시에 단일 파이프라인에 대한 의존하고 있다는 우려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실제로 세노바메이트가 생산(판매)을 개시한 2019년부터 2024년까지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해당 시기 동안 세노바메이트의 매출 비중이 90%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0년 단 한 해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일시적인 요인에 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2020년 당시 SK바이오팜은 미국 재즈파마슈티컬스에 주간과다졸림증 치료제 솔리암페톨을 기술수출(LO)한 데 따라 미국·유럽 NDA 승인 마일스톤 및 매출에 대한 기술료를 수취했다.

지난해 또한 세노바메이트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유지됐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3분기까지 SK바이오팜은 누적 매출로 5124억원을 거뒀다. 그중 세노바메이트의 매출은 4924억원으로 96.1%의 비중을 차지했다. 증권가에서는 회사의 지난해 4분기 컨센서스로 매출 1891억원을 제시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세노바메이트의 매출은 1766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또한 세노바메이트가 전체 매출에서 95.4%의 비중을 차지하는 셈이다.

증권가에서 세컨드 프로덕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엑스코프리의 고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 mTRx는 6만건에 육박할 전망"이라며 "고환율 지속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내년 이후 경쟁심화가 예상되므로 엑스코프리가 홀로 이끄는 매출 성장을 분담할 세컨드 프로덕트가 절실하다"며 "올해 내에는 상업화가 가능한 품목의 도입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상반기 착수, 재무 여건은 변수

/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래픽=이승준 기자

오픈이노베이션의 착수 시기에도 시선이 쏠린다. SK바이오팜은 상반기 내로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제44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2026)에서도 관련 미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JPM2026에만 23명의 인력이 투입됐고 2~3명씩 팀을 나눠 6개팀을 구성했다는 것이 이 사장의 설명이다. 그중 일부가 오픈이노베이션 상대를 물색하기 위한 인력으로 배치된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성과 가시화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후기 개발을 동반하는 오픈이노베이션은 대규모 투자와 장기적인 자금 집행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를 출시한 이후에도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R&D)비를 투자하고 있으며, 이 같은 재무적 체력이 전략 실행의 전제조건이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최근의 재무구조 추이는 이 같은 우려의 근거가 되고 있다. SK바이오팜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19년 511억원, 2020년 593억원에서 2021년 2259억원까지 증가했다. 이후 2022년 1040억원으로 줄었다가 2024년 3228억원까지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에는 2545억원으로 다시 축소됐다. 결손금 또한 2019년 -4989억원에서 2023년 -8616억원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4911억원까지 축소됐으나 누적 결손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 사장은 "CNS 영역에서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개발하려 한다"며 "CNS를 RPT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해서 전주기적인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상반기 내로 가동하려 한다"며 "JPM2026에서도 관련 미팅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제안 대상으로 고려 중인 기업이 어디냐는 질문에는 "아무래도 바이오텍이지만 특정하기는 어렵고, 넓게 보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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