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 아픈 게 당연? 어깨 통증, 방치하면 수술까지

중년 사이에 흔한 대표적인 어깨질환인 ‘오십견’과 ‘회전근개파열’. 두 질환의 증상과 치료법 차이를 비교·분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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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에 접어들면 어깨가 쑤시고 아픈 증상이 계속되어도 ‘나이 들어 그렇겠거니’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정형외과 전문의 천용민 원장은 “어깨 통증의 원인에 따라 골든타임을 놓치면 관절염 등 2차 질환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하면 수술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라고 경고한다. 간단한 치료로 끝낼 수 있는 질환이지만, 방치하면 병을 키워 치료가 복잡해진다는 것이 그의 설명.
중년 남성에서 호발하는 대표적인 어깨질환으로는 오십견과 회전근개파열을 꼽을 수 있다. 두 질환은 통증과 운동 제한을 유발한다는 공통점이 있어 혼동하는 경우가 많지만, 통증 양상과 치료법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저절로 낫는 어깨질환, ‘오십견’
과거 50대 전후에 주로 발병한다고 해서 오십견이라 부른 유착성 관절낭염은 어깨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관절낭이 염증으로 두꺼워지고 힘줄이나 인대와 유착되는 질환이다. 관절낭이 염증으로 굳으면서 통증과 운동 제한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오십견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당뇨나 갑상선질환 같은 내분비계 질환자에게서 잘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 어깨 주위 외상이나 이로 인한 장기간의 고정, 또는 석회성건염 같은 질환에 의해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유착성 관절낭염은 증상과 발현 시기에 따라 3단계로 나누는데, 1기(약 3개월까지)인 통증기에는 서서히 통증이 발생한다. 2기는 유착기(약 3개월부터 12개월까지)로 이 시기에는 통증은 줄지만 가동 범위 제한이 나타난다. 마지막은 해동기(약 12개월에서 18개월 또는 그 이상)로, 가동 범위가 점차 회복된다. 교과서적으로 유착성 관절낭염은 1년반 또는 2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 병이다.

저절로 아물지 않는 어깨질환, ‘회전근개파열’
어깨관절을 이루고 있는 뼈 사이를 통과하는 4개의 근육이 있다. 바로 극상근, 극하근, 견갑하근, 소원근이다. 이 근육들을 통틀어 회전근개라고 하는데, 이들 근육 가운데 하나 이상이 파열된 상태를 회전근개파열이라고 한다.
회전근개파열의 원인을 한 가지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내적 원인과 외적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는데, 내적 원인으로는 회전근개의 퇴행상 변화 및 혈액순환 저하가 있고, 외적 원인으로는 뼈와 힘줄의 충돌 현상이 인정되고 있다.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저절로 아물지 않는다. 찢어진 힘줄이나 근육은 저절로 붙거나 회복되지 않기 때문이다. 증상이 진행되는 속도는 개개인마다 달라 예측하기 어렵다.

오십견 vs 회전근개파열, 두 질환의 차이점은?
오십견과 회전근개파열은 모든 경우에서 능동 운동이 제한된다. 즉 자력에 의해 팔을 위로 들어 올리는 동작을 하기 어렵다. 차이점은 수동 운동에 있다. 오십견은 어깨가 굳어 팔을 들어 올리는 동작 자체가 힘든 반면, 회전근개파열은 다른 사람이 도와주면 통증은 있지만 팔을 들어 올릴 수는 있다.
통증의 양상도 약간 차이를 보이는데, 오십견은 어깨를 움직일 때 심한 통증과 야간 통증을 유발하는 반면, 회전근개파열은 파열 정도에 따라 어깨 근력 저하가 나타난다는 점이 특징이다.

수술적 치료 필요한 회전근개파열
오십견과 달리 회전근개파열은 자연적으로 치유되지 않는다. 결국 언젠가는 수술이 필요하다는 것. 그러나 자연 치유되지 않는다고 해서 모든 환자가 즉시 봉합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회전근개의 일부가 손상되어도 주변의 정상 힘줄이 기능을 보상해 주기 때문이다.
먼저 힘줄이 부분적으로 파열된 경우에는 비수술적 치료를 먼저 시행한다.약물 또는 주사를 이용한 통증 치료, 스트레칭, 어깨 주위 근력 강화 운동 등이 대표적이다.
회전근개파열 수술은 ‘회전근개봉합술’이라고 해 파열된 회전근개를 봉합해 힘줄이 다시 원래 위치에서 기능하도록 하는 수술이다. 파열 정도에 따라 수술 방법이 달라질 수 있으며, 수술적 치료 방법으로는 단순변연전제술, 견봉하감압술, 상완골치환술 등이 있다. 최근에는 주로 관절경을 이용한 수술이 시행되는 추세다.

오십견, 심한 경우 수술 필요할 수도
오십견은 스트레칭만 열심히 해도 완치가 가능한데, 경우에 따라 회복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거나 회복 후에도 관절 운동 범위의 제한이 남을 수 있다. 또 당뇨 같은 특수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통해 증상을 빨리 해소해 주는 방법이 필요할 수 있다. 당뇨 환자는 오십견이 생기면 통증이 극심하고 일반적으로 치료하는 운동 치료나 약물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기 때문.
관절낭의 심한 염증과 유착을 보이는 경우 관절낭을 유리하고 제거하는 관절낭유리술을 시행할 수 있다. 관절낭유리술은 보존적 치료로 효과가 없다고 판단되거나 통증이 극심할 때 고려하는 수술적 방법이다.
최근에는 유착된 관절낭 안으로 식염수를 채우는 어깨풍선확장술이 주목받고 있다. 식염수를 관절낭에 주입하면 부풀어 오르는데, 식염수를 40cc 이상 채웠을 때 수압에 의해 일부가 분리되면서 관절의 가동 범위가 확대되는 것이 이 시술의 원리다. 전신마취를 할 필요가 없어 회복 속도가 빠르고 시술 소요 시간이 5분 내외로 짧다는 장점이 있다.

ㅣ 덴 매거진 2024년 8월호
조수완(하이닥 건강의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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