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상 슬픔 딛고 벤치 지킨 플릭... 래시포드·토레스 연속골로 2-0 완승

[스탠딩아웃]
슬픔마저 승리의 동력으로 치환한 한지 플릭의 바르셀로나가 스페인 축구사의 명장면을 새로 썼다. 캄 노우에서 열린 '엘 클라시코'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2-0으로 제압하며 통산 29번째 라리가 우승을 확정 지은 것이다. 94년 만에 라이벌과의 맞대결로 타이틀을 결정지은 이번 승리는 바르셀로나 팬들에게 역대급 '도파민'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무너진 수비벽을 허문 건 마커스 래시포드의 발끝이었다. 전반 9분, 프리킥 한 방으로 골망을 흔든 래시포드는 경기 초반부터 승부의 무게추를 바르셀로나 쪽으로 기울였다. 이어 전반 18분, 페란 토레스가 다니 올모의 감각적인 도움을 받아 추가 골을 터뜨리며 사실상 경기를 끝냈다. 킬리안 음바페와 페데리코 발베르데의 공백을 메우지 못한 레알 마드리드는 시종일관 무기력한 모습으로 숙적의 우승 파티를 지켜봐야 했다.

경기장 밖의 서사는 더 극적이었다. 한지 플릭 감독은 경기 당일 새벽 부친상을 당했다는 비보를 접하고도 벤치를 지켰다. 검은 양복 차림으로 선수단을 독려한 플릭은 우승 확정 후 "내게는 너무나 힘든 하루였지만, 우리 팀은 가족 그 자체였다"는 말로 캄 노우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비극적인 개인사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리더의 프로 정신은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강력한 접착제가 됐다.
이번 승리로 양 팀의 엘 클라시코 역대 전적은 106승 52무 106패로 완벽한 균형을 맞췄다. 100년 가까이 이어진 두 거함의 전쟁이 다시 원점에서 시작된 셈이다. 데이터상으로는 바르셀로나의 점유율이 압도적이지 않았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터진 이적생들의 활약이 레알 마드리드의 전술적 균열을 정확히 파고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제 바르셀로나의 다음 목표는 단순한 리그 제패를 넘어선 '왕조의 부활'이다. 부임 후 두 시즌 연속 리그 우승을 차지한 플릭 감독이 라민 야말이나 페르민 로페스 같은 어린 재능들을 어떻게 유럽 무대의 주인공으로 키워낼지가 다음 시즌 성패를 가를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 스탠딩아웃(https://www.standingou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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