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요즘 왜 이러지…" 가족이나 친구 중에 이런 말을 자주 하는 분 있으신가요?
지나치기 쉬운 평범한 말버릇이지만, 신경과 전문의들은 이런 말버릇이 치매 초기 환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신호라고 경고합니다.
무심코 흘려들었던 그 말 한마디가, 사실은 뇌가 보내는 도움 요청이었을 수 있습니다.

치매 초기 환자들이 입에 달고 살던 "이 말"
가장 대표적인 표현은 "그거 있잖아, 그…" 입니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연구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치매 전 단계) 환자의 약 72%가 이 표현을 하루 10번 이상 사용했습니다.
구체적인 명사가 떠오르지 않아 대명사로 대체하는 현상인데, 의학적으로는 "설단 현상"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에 더해 "내가 왜 이러지", "나 좀 이상하지?", "방금 뭐라 했지?" 같은 표현도 반복해서 나옵니다. 이런 말들이 일주일에 여러 번 나온다면 단순 건망증으로 넘기기 어렵습니다.

왜 치매는 말에 먼저 드러날까요?
뇌에서 언어를 담당하는 영역(측두엽)은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바로 옆에 위치합니다. 알츠하이머는 이 두 영역을 거의 동시에 공격하기 때문에, 기억 저하보다 언어 장애가 더 먼저 눈에 띄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명사가 먼저 사라집니다. 동사나 형용사는 남아 있는데 "사과", "열쇠", "가위" 같은 구체적인 이름부터 입에서 빠져나갑니다. 본인은 "단어가 안 떠올라서 답답하다"고만 느끼지만, 뇌 안에서는 이미 신경 회로가 끊어지기 시작한 상태입니다.

이런 말버릇도 의심해보세요
첫째, 같은 말을 반복합니다. 30분 전에 했던 이야기를 방금 한 것처럼 또 합니다. 둘째, 대화 중에 주제가 자꾸 벗어납니다. 질문에 엉뚱한 답을 하거나, 말하다가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 잊어버립니다. 셋째, "아니 그게 아니라…"가 부쩍 늘어납니다.
자기 말을 자기가 정정하는 빈도가 늘면 뇌의 언어 처리가 꼬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넷째, 말수가 갑자기 줄어듭니다. 단어가 잘 안 떠오르니 대화 자체를 피하게 됩니다.

가족이 먼저 알아채야 합니다
본인은 본인의 변화를 잘 모릅니다. 치매의 가장 잔인한 점이 바로 이것입니다. 그래서 가족이 먼저 알아채야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습니다. 부모님이나 배우자가 위에 말한 말버릇을 자주 쓴다면, 지금 바로 가까운 신경과에 모시고 가보세요. 치매는 조기 발견이 전부입니다.
3년만 빨리 발견해도 진행 속도를 크게 늦출 수 있습니다. 오늘 저녁 가족과 대화해보세요. 당신이 놓치고 있던 신호가 그 입에서 나올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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