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의 결혼식 전날 밤이었습니다. 이것저것 챙기느라 늦게 방에 들어갔는데 딸이 베개를 들고 제 방 문을 두드렸습니다.오늘만 엄마 옆에서 자고 싶다며 딸은 어린아이처럼 제 곁에 누웠습니다. 그 밤 딸이 건넨 한마디에 저는 결국 눈물을 참지 못했습니다.

베개를 들고 온 딸
딸은 어릴 때 무서운 꿈을 꾸면 늘 베개를 들고 제 방으로 왔습니다. 커서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결혼 전날 밤 그 모습 그대로 문 앞에 서 있었습니다. 오늘은 엄마 옆에서 자고 싶다는 말에 괜히 웃음이 났습니다. 저는 아무 말 없이 이불을 들춰 딸의 자리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나란히 누운 딸의 숨소리가 어릴 적처럼 가까이 들려왔습니다.

불 꺼진 방에서 나눈 이야기
불을 끄고 누워 우리는 한참 동안 옛날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딸은 어릴 적 제가 불러 주던 자장가를 아직 기억한다고 했습니다. 학교에서 울고 돌아온 날 엄마가 끓여 준 국 이야기도 꺼냈습니다. 저는 그런 사소한 일들을 딸이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이야기를 나눌수록 딸이 떠난다는 것이 실감 나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잠들기 전 딸의 한마디
한참 말이 없던 딸이 잠들기 직전 조용히 입을 열었습니다. 엄마처럼 따뜻한 엄마가 되고 싶다는 말이었습니다. 그 한마디를 듣는 순간 참았던 눈물이 베개를 적셨습니다. 서툴고 부족했던 엄마였는데 딸에게는 따뜻한 엄마로 남아 있었던 것입니다. 그날 밤 저는 잠든 딸의 손을 오래도록 놓지 못했습니다.

자식은 부모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순간을 마음에 담아 두고 있습니다. 부족하다고 여겼던 사랑이 자식에게는 평생의 힘이 되기도 합니다.오늘은 자식과 함께 옛날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 보시면 어떨까요. 그 시간이 서로에게 오래도록 따뜻한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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