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세 번 식사를 거르지 않고 챙기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인식은 오랫동안 이어져 왔는데요. 한국인의 식문화에서는 ‘밥심’이 곧 에너지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식사의 중요성이 강조돼 왔습니다. 물론 규칙적인 영양 섭취는 건강 유지에 분명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간헐적 단식(Intermittent Fasting)’이 새로운 건강 관리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일정한 시간 동안 음식을 먹지 않고 공복 상태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일주일에 12회, 16~24시간 단식을 하는 것이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단식을 통해 대사 기능이 회복되고, 체내의 자가 정화 작용이 활성화된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단식이라는 단어 자체가 다소 거부감을 줄 수 있지만, 적절히 활용하면 몸의 회복 능력을 끌어올리는 데 효과적입니다.
단식을 단순한 ‘식사 거르기’가 아닌 ‘시간을 조절한 영양 관리’로 접근하는 시각이 필요한데요.
특히 대사 질환 예방이나 체중 조절 면에서 긍정적인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단식이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준다고?

간헐적 단식이 혈당 조절과 같은 대사 기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있습니다. 미국 베일러 의과대학 연구진은 건강한 성인 14명을 대상으로 30일간 일출부터 일몰까지 15시간 이상의 단식을 시행했는데요. 단식 전후 혈액 분석을 통해 몸속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관찰했습니다.
연구 결과, 혈액 속 트로포미오신(TPM) 1, 3, 4 유전자의 단백질 수치가 모두 증가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이들 단백질은 인슐린 작용에 관여하는데요. 특히 TPM3은 혈당이 안정적으로 조절되도록 돕는 핵심 단백질로, 단식을 시작한 지 1주일 만에 유의하게 증가한 점이 주목됐습니다.
이와 함께, 단식 중 체내에서 생성되는 케톤체라는 물질이 지방을 에너지로 전환시키며 당뇨 예방에 도움을 준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있는데요. 즉, 간헐적 단식은 단순히 칼로리를 줄이는 것이 아닌, 체내 대사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전략이 될 수 있다는 해석입니다.
혈압도 내려가고 기분도 좋아진다

단식은 체중 감량뿐 아니라 혈압 조절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요. 미국 앨라배마대학교 연구진은 25세에서 75세 사이의 비만 성인 9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각각 14주간 관찰했습니다. 한 그룹은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8시간 이내에 식사를 제한했고, 다른 그룹은 식사 시간을 제한하지 않았습니다.
실험이 끝난 후, 식사 시간 제한 그룹은 평균 체중이 2.3kg 더 줄었으며, 체지방은 1.4kg 이상 감소했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확장기 혈압이 평균 4mmHg 낮아졌다는 점인데요. 이는 고혈압 환자에게 약을 복용하지 않고도 얻을 수 있는 수치로 의미가 큽니다.
또한 단식 그룹에서는 분노, 우울 등 기분 관련 지표에서도 개선이 나타났습니다. 단식이 단순히 체중과 혈압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인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체중 관리와 함께 기분까지 안정된다면 일석이조의 효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간헐적 단식, 모두에게 적합한 건 아니다
간헐적 단식이 몸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는 연구 결과들이 늘고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권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에너지 소모가 많은 성장기 청소년이나, 태아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임산부 및 임신 예정 여성은 단식을 피해야 합니다.
또한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는 혈당 저하 위험이 있으며, 위장 질환이나 섭식 장애 병력이 있는 사람에게도 단식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노인층의 경우 기초 대사량이 낮아지기 때문에, 공복 시간이 길어질수록 무기력이나 피로감이 심해질 수 있는데요. 이로 인해 일상생활의 활력이 저하될 우려도 있습니다.
따라서 단식을 시도하기 전에는 반드시 자신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야 하며, 필요 시 전문가와의 상담을 거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건강을 위한다는 명분 아래 무리한 단식을 지속하는 것은 오히려 신체 기능을 손상시킬 수 있는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