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물건 훔치다 잡힌 미혼모… 지구대 돌아온 경찰 손엔 ‘온정의 분유통’

윤교근 2023. 6. 2.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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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분유 등을 훔치다 발각된 미혼모에게 분유를 먼저 챙기는 등 도움을 준 경찰이 화제다.

2일 강원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원주시 관설동 한 마트에서 40대 여성 A씨가 물건을 훔쳤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분유와 기저귀를 몰래 가져 나오려다 마트 보안요원에게 발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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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A씨 “분윳값 없고, 아기가 굶고 있어”
출동 경찰, 자택 확인하니 아이 울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에 사비로 마트서 분유 구매

마트에서 분유 등을 훔치다 발각된 미혼모에게 분유를 먼저 챙기는 등 도움을 준 경찰이 화제다.

2일 강원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원주시 관설동 한 마트에서 40대 여성 A씨가 물건을 훔쳤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분유와 기저귀를 몰래 가져 나오려다 마트 보안요원에게 발각됐다.

원주경찰서 치악지구대 소속 고탁민 경사가 마트에서 분유를 사고 있다. 강원경찰청 제공
원주경찰서 치악지구대 소속 고탁민 경사(34)가 신고받고 현장에 도착했다. A씨는 “분윳값이 없고 아기가 굶고 있다”고 사정을 털어놨다.

고 경사는 A씨의 말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아기가 굶고 있다는 말이 마음에 걸렸다. 이에 A씨의 동의를 얻어 그의 집을 찾았다. 10평 남짓한 원룸에 빈 분유통이 널려 있었고 아이가 한 명 있었다. A씨는 “태어난 지 2개월 정도 된 남자아이”라고 했다.

A씨는 입건 된 만큼 경찰 조사를 피할 수 없었다. 고 경사는 A씨와 아이를 데리고 지구대로 돌아왔다. 이어 유유히 지구대 밖으로 나갔다.

얼마 후 지구대로 들어온 고 경사의 손엔 분유통이 들려 있었다. 마트에서 사비로 분유를 산 것이다. 고 경사는 지난해 12월 한 아이의 아빠가 되면서 아이가 울고 있던 모습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A씨는 이전에도 두 차례의 절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마저도 내지 못해 미납자로 수배 상태였다. 고 경장은 A씨에게 벌금 분할 납부 방법 등의 지원 정책도 안내했다.

강원경찰청 관계자는 “사건 후 일주일 정도 지나 A씨가 고 경사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벌금도 나눠서 내는 것으로 안다”며 “이번 일이 너무 많이 알려져 아이 엄마가 힘들어하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원주=윤교근 기자 sege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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