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24종 '-30도 혹한' 테스트해보니…기대 이하 주행거리 속출

한파가 몰아친 북유럽에서 전세계 전기차들의 자존심을 건 주행거리 테스트가 펼쳐졌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극한 환경 속에서 공인 주행거리(유럽 WLTP 기준)를 준수한 차량은 1대도 없었다.

지난 28일(현지시각) 노르웨이자동차연맹(NAF)과 자동차 매체 '모터'가 공동 주최한 전기차 겨울 주행거리 테스트 '엘 프릭스(El Prix)'에는 24대가 참가했다. 기온은 영하 8도에서 영하 31도 사이였다. 

엘 프릭스는 세계적인 전기차 혹한 테스트로 정평이 나있다. 참가 차량들은 스칸디나비아반도의 빙판길을 달리며, 배터리가 방전될 때까지의 실제 주행거리를 측정한다..

루시드 에어

루시드 에어이번 테스트에서 가장 긴 거리를 주행한 차량은 미국 전기차 브랜드 루시드의 '에어'였다. 완충 상태에서 520km를 달려 작년 테슬라 모델 S가 세운 기록(530km)에 근접했다.

하지만 내용은 실망스러웠다는 평가다. 유럽 공인 주행거리(WLTP) 기준 960km에 달하던 수치가 실제로는 46%나 급감하며 참가 차량 중 가장 큰 오차를 보였다. 

2위는 메르세데스-벤츠 CLA로 주행거리 421km에 감소율 41%, 3위 아우디 A6 E-TRON은 주행거리 402km에 감소율 38%를 보였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공인 대비 40% 안팎의 오차를 보이며 혹한기 배터리 관리의 어려움을 드러냈다.

이번 테스트에는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9과 인스터(국내명 캐스퍼 일렉트릭), 기아 EV4, KGM 무쏘 등 4종이 참여했다.

기아 EV4

기아 EV4주행거리 순위에서는 EV4가 390km(-34%)를 기록해 국산차 중 1위(전체 4위)에 올랐으며, 아이오닉 9은 370km(-38%)를 달려 전체 7위를 기록했다. 두 모델 모두 테슬라 모델 Y(359km, -40%)보다 더 멀리, 그리고 더 낮은 감소율로 주행하며 안정적인 성능을 보였다.

특히 '공인 거리와 실제 거리의 최소 차이(효율성)'에서는 국산차의 실속이 빛났다. 현대차 인스터는 실제 주행거리는 최하위권인 159km로 짧았으나, 감소율이 -29%에 불과해 중국 상하이자동차의 MG 6S와 함께 가장 오차가 적었다.

KGM 무쏘 역시 상위권인 감소율 -31%를 기록하며 극한 추위에서도 주행 가능 거리를 가장 예측하기 쉬운 차량 중 하나로 꼽혔다.

중국 브랜드들의 효율성도 눈길을 끌었다. 상하이자동차(SAIC) 산하 브랜드 MG의 경우, MG 6S(-29%)와 IM6(-30%)가 효율성 측면에서 최상위권에 오르면서 혹한기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BMS)의 발전을 증명했다. 둥펑 자동차 산하 보야(Voyah)의 커리지(Courage) 또한 -32%의 준수한 감소율을 기록했다.

/지피코리아 경창환 기자 kikizenith@gpkorea.com, 사진=루시드·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