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들이 주말에 다녀가면서 제 방 형광등을 갈아 주고 갔습니다. 깜빡거리던 등이라 고맙기는 했지만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그날 밤 방에 들어와 스위치를 켰습니다. 그리고 저는 한참을 침대 끝에 그냥 앉아 있었습니다.

깜빡이던 방 형광등
제 방 형광등은 몇 달 전부터 가끔씩 깜빡거렸습니다. 불편하긴 했지만 사다리에 올라갈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두었습니다. 아들에게 말하면 괜히 신경 쓸까 봐 얘기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들이 거실에서 제 방 불빛을 보고 먼저 알아챈 모양이었습니다. 말없이 차에서 공구 상자를 들고 올라왔습니다.

스위치를 켜고 알게 된 것
밤에 스위치를 켜자 방 안이 전보다 훨씬 환해졌습니다. 아들이 형광등 대신 밝은 등으로 바꿔 달아 둔 것이었습니다. 침대 옆 콘센트에는 작은 수면등까지 꽂혀 있었습니다. 밤에 화장실 갈 때 어두우면 불편하실 거라는 쪽지가 옆에 붙어 있었습니다. 제가 말하지 않은 불편까지 아들은 다 헤아리고 있었습니다.

고맙다는 말 대신
저는 그날 밤 아들에게 짧은 문자를 보냈습니다. 방이 환해서 잠이 안 올 정도라고 농담처럼 적었습니다. 아들은 이제야 마음이 놓인다며 웃는 얼굴을 보내왔습니다. 다음에 오면 좋아하는 반찬을 해 주겠다고 답장을 보냈습니다. 환해진 방만큼 제 마음도 밝아진 밤이었습니다.

부모님은 불편한 것이 있어도 자식에게 쉽게 말하지 않습니다. 자식이 먼저 알아채 주는 작은 손길이 큰 위로가 됩니다.부모님 댁에 가면 방 안의 불빛 하나라도 살펴보시면 어떨까요. 말하지 못한 불편이 그곳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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