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되나 보려고"…시청에 '홈캠' 설치한 공무원, 동료에 딱 걸렸다

경찰이 여수 시청에 허가 없이 홈 캠을 설치하고 불법촬영한 의혹을 받는 공무원 A씨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사진=뉴시스

전남 여수시가 시청 내부에 허가 없이 촬영 장비를 설치, 불법 촬영한 의혹을 받는 직원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29일 뉴시스에 따르면 이날 여수시는 사무실에 촬영 장비를 설치한 공무원 A씨에 대한 자료를 지난 16일 여수경찰서에 넘겼다고 밝혔다.

A씨는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9월 19일 '반려견 감시용 홈 캠'을 사무실 출입문 주변에 설치했다. 이튿날 출근한 직원들이 이를 발견하면서 A씨의 설치 사실이 드러났다.

조사 결과 A씨가 설치한 홈 캠은 내부 저장 매체가 없었다. 하지만 휴대전화와 직접 연동돼 실시간으로 상황을 볼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자기 가족이 사용할 목적의 홈 캠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고자 시험 삼아 설치했다가 잊어버린 뒤 회수하지 못한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시는 범죄 연루 가능성을 살피기 위해 해당 사건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시는 정식 수사 사건으로 전환되면 A씨에 대한 직위 해제를 검토할 방침이다.

여수시 관계자는 "A씨가 전직원 앞에서 설치 경위를 설명했다. 범죄 연루 가능성을 살피고자 별도 수사 의뢰한 것이다"라며 "추후 결과에 따라 직위 해제 등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혁 기자 rafand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