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민아가 <우리들의 블루스> 이후 2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했다. 현재 방송 3주차에 접어든 <손해 보기 싫어서>는 신민아의 전공인 로맨틱 코미디. 신민아는 손해 보기 싫어서 결혼식을 올린 여자 손해영을 연기한다. 손해영의 축의금 돌려받기 프로젝트에 동참한 가짜 신랑 김지욱은 <펜트하우스>로 이름을 알린 김영대가 연기하며, 연출은 <술꾼도시여자들>을 흥행시킨 김정식 감독이 맡았다. 이 신선한 조합의 제작진과 배우진이 이야기를 얼마나 재밌게 풀어나갈지는 지켜보기로 하고, <손해 보기 싫어서>의 방영을 맞아 신민아의 드라마 대표작을 돌아본다.
마왕 (2007)
서해인 역

<이 죽일 놈의 사랑>에 이어 신민아에게 탄탄한 마니아층 팬을 안겨 준 작품, <마왕>이다. <마왕>은 어린 시절 가해자, 피해자, 목격자로 비극적 사건을 공유한 주인공 셋의 이야기다. 고교 시절 동급생을 실수로 죽이고 회개하며 사는 형사 강오수(엄태웅)와 형을 죽게 한 강오수에게 복수하기 위해 나타난 정태성(주지훈). 이 복수극 사이에서, 신민아는 사이코메트리 초능력으로 스스로 진실을 연결하는 단서가 되는 서해인을 연기했다.
취향대로 골라 볼 수 있는 지금이야 어떤 장르건 이야기를 풀어내는 단계와 방식이 탄탄하면 작품의 매력도는 높아지지만, 당시로서는 타깃을 넓게 품는 게 더 중요했다. <마왕>은 서사가 촘촘하고 서스펜스가 좋은 장르극으로, 짚어야 할 시대의 문제들을 당당히 꼬집고 뻔한 권선징악적 복수극에서 벗어났다는 평을 받았지만 성적이 눈에 띄게 좋지는 않았다. 지금 돌아보면 어쩌면 더 많은 이들에게 호소할 작품. 타로 보는 신민아의 앳되고 사랑스러운 모습은 덤이다.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2010)
구미호 역


이전까지 신민아가 출연한 작품들이 주로 마니아층에 호소했다면, 홍자매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는 그야말로 신드롬을 일으켰다. 시청률 50%의 신화를 쓴 동시간대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활약에 타격을 입어 엄청나게 인상적인 수치를 남기지는 못했지만, 대학생 이승기와 인간이 되기를 꿈꾸는 구미호 신민아의 판타지 멜로는 특히 어린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화제성만큼은 못지않았던 ‘여친구’는 “아 맛있다”, “웅아 소 먹자” 같은 유행어와 이선희의 ‘여우비’, 이승기의 ‘정신이 나갔었나 봐’ 등 상징적인 OST를 남겼다.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유행어의 지분은 자연스럽게 구미호를 연기한 신민아가 많이 가져갔는데. 인간의 말에서 자연스럽게 들리지 않는 대사들을 생각하면, 누가 신민아만큼 사랑스럽고 천진난만하게 소화할 수 있었을까 싶어진다. 그렇게 ‘여친구’는 신민아라는 배우의 스타성을 확실히 발견시켜 주었다.
보좌관 -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 (2019)
강선영 역


로맨틱 코미디에서의 발랄한 웃음기는 온데간데없다. <보좌관 -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이하 <보좌관>)은 스포트라이트 뒤에서 세상을 움직이는 진짜 정치 플레이어, 보좌관 장태준(이정재)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이야기였다. 신민아는 변호사 출신 의원 강선영을 연기했다.
각자의 야망은 이내 <보좌관>을 살얼음판으로 만들어 놓는데, 이 냉혹한 파워게임 틈에서 숨 돌릴 수 있는 순간은 장태준과 그의 연인이기도 했던 강선영이 함께 있던 때였다. 불바다 같은 국회에서 악착같이 버티고 있는 장태준과 강선영. 이들에겐 아지트 같은, 뒷마당 다리를 걸어 나와 만나면 둘은 잠시 전투태세를 풀고 물렁해지고 베테랑 배우들의 호연이 견인한 서사의 강약 조절은 극에 리듬을 더했다. 차분하게 강인하고도 온화한 강선영, 신민아의 얼굴을 잘 담은 작품이다.
우리들의 블루스 (2022)
민선아 역


노희경 작가의 옴니버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는 차고 거친 제주 바닷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달고 떫은 14명의 인생 이야기였다. 다양한 종류의 관계를 다양한 앵글에서 그려낸 이 드라마에서, 신민아는 이병헌과 호흡을 맞췄다. 선아(신민아)와 동석(이병헌)은 나머지 인생 내내 지워지지 않을 첫사랑의 기억을 나눈 사이다.
선아는 불우한 어린 시절과 이혼의 상처가 가져온 우울증으로 망가져 간다. 무표정한 얼굴에 속으로는 매일같이 오열하고 있는 선아와, 그런 선아를 거칠면서 여리게 자기 방식대로 붙들어주는 동석. 두 배우의 무르익은 연기는 이 드라마를 볼 이유가 되어주었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이젠 전 국민 다 아는 실제 연인 신민아와 김우빈이 함께 출연한 첫 작품이기도 했는데, 한지민과 호흡을 맞춘 김우빈과 신민아 캐릭터 사이에 특별한 접점은 없었다.
나우무비 에디터 소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