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께 부끄러울 지경…세계문화유산 ‘하회마을’에 ‘낙서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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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경북 안동의 하회마을이 '낙서 테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경복궁 담벼락 낙서 테러를 계기로 문화유산 훼손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민의식 개선과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자대학교 교수는 1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여름부터 꾸준히 하회마을 낙서에 대한 제보가 들어왔고, 최근 직접 방문해 곳곳에 많은 낙서가 돼 있는 걸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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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경북 안동의 하회마을이 ‘낙서 테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경복궁 담벼락 낙서 테러를 계기로 문화유산 훼손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민의식 개선과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자대학교 교수는 1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여름부터 꾸준히 하회마을 낙서에 대한 제보가 들어왔고, 최근 직접 방문해 곳곳에 많은 낙서가 돼 있는 걸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회마을 담벼락에는 한글로 자신의 이름을 적은 낙서가 많았다. 또 별명이나 외국어로 된 낙서도 있었다.
안동 하회마을은 서애 류성룡 선생이 태어난 곳이자 풍산 류(柳)씨가 대대로 살아온 집성촌이다. 한옥이 잘 보존된 하회마을은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됐다.
서경덕 교수는 “정부 기관 및 지자체의 관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시민의식을 개선해야 한다”며 “초등학교부터 문화재 관련 교육을 강화하고, 문화재 훼손에 대한 강력한 처벌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낙서로 인한 문화유산 훼손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국가유산청 ‘국가유산 훼손 신고 내용 및 현황’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투입된 국가유산 복구비용 5억3779만원 가운데 2억6280만원이 낙서로 인한 훼손 복구에 사용됐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경복궁 담벼락에 붉은색 스프레이로 ‘영화공짜’ 등의 낙서를 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스프레이가 석재 표면에 스며들기 전에 낙서를 지우기 위해 영하의 날씨에 한파를 견디며 복구 작업을 하기도 했다.
문화재보호법에는 ‘지정 문화재를 손상·절취·은닉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효용을 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40대 남성이 사적 제153호 울산 울주 언양읍성 성벽과 주변 학교 약 70m 구간에 욕설 등을 적어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하지만 문화유산이 있는 관광지에 낙서하는 것을 여행의 재미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데다, 낙서 범인을 적발하지 않는 사례가 대다수다. 또 낙서한 것이 적발돼 처벌을 받더라도 집행유예나 벌금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경복궁 ‘1차 낙서’ 사건을 접한 후, 이를 모방해 경복궁 담벼락에 ‘2차 낙서’를 한 20대 남성에게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하회마을 낙서 테러를 접한 사람들도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강력한 제재가 절실하다” “벌금 말고 무조건 징역형으로 처벌해야 한다” “법이 무섭지 않으니 낙서가 끊이지 않는 것” “낙서 때문에 한글이 부끄러울 지경” “한글이 창피해지지 않게 법의 도움이 절실하다” “처벌이 두려우면 아무도 낙서를 하지 않을 것” 등의 의견을 내놨다.
서경덕 교수는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체험하러 많은 해외 관광객이 몰려오고 있는데, 이런 낙서는 국가 이미지를 추락시킬 것”이라며 “훌륭한 우리 문화재를 보여주기 위해선 스스로 문화재를 아끼고 잘 보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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