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종량제봉투 일부 품절…‘사재기 조짐’에도 수급은 안정
대구시 “2개월 이상 재고 확보…5월까지 공급 문제 없어”

"종량제 봉투 묶음은 품절이라 낱개로만 판매하고 있어요."
25일 오전 대구 북구 한 농협 하나로마트.
이날 마트를 찾은 박모(70대·여·산격동)씨는 종량제 봉투 10ℓ 묶음을 구매하려 했지만, 재고가 없어 낱개만 판매하고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박씨는 "평소 장을 보러 올 때마다 종량제 봉투를 한 묶음씩 사두는 편인데, 갑자기 묶음 판매가 안 된다고 하니 당황스러웠다"라며 "물량 부족이 이어지면 불편함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트 관계자는 "전날 종량제봉투 물량이 일시적으로 소진됐다"라며 "기존에는 주문 다음 날 바로 배송이 이뤄졌지만, 현재는 입고 시점이 다소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1인당 구매 제한 시행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부분이 없다고 부연했다.
대구시민들이 가입한 한 온라인커뮤니티에서도 일부 품절 사례가 공유되고 있다.
한 이용자는 '쓰레기 봉투 사러 갔는데, 20ℓ는 없고 10ℓ만 남아 있었다'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해당 글에는 '저도 미리 사둘 수 있으면 사두려고 한다', '아직 집에 넉넉하긴 하지만, 최대한 일반 쓰레기 적게 버리려고 한다' 등의 공감하는 댓글이 달렸다.
중동 전쟁 여파로 비닐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납사) 수급 불안으로 일부 지역에서 종량제 봉투 사재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나프타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800도 이상 고열로 분해해 에틸렌·프로필렌·벤젠 같은 석유화학 기초 원료를 얻는다. 국내로 수입되는 나프타의 54%는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는데, 중동 전쟁 직후 이란이 해협을 봉쇄하면서 조달에 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대구시 홈페이지 인기 검색어 순위에 '종량제 봉투'가 오르는 등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진 모양새다.
다만, 일부 매장에서의 품절 현상이 '공급 대란'으로 이어진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물량 부족이 아닌 일시적으로 구매 수요가 몰리면서 발생한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대구시는 종량제 봉투 물량이 약 2개월분 이상 비축돼 있어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확보된 재고량과 각 판매소의 물량을 고려할 때 오는 5월 말까지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종량제 봉투는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공공요금으로, 시 조례에 따라 가격이 책정되는 만큼 수요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향후 대구시는 일부 구·군에서 물량 부족이 발생할 경우 타 지역 재고를 활용해 공급을 조정하는 등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구·군별로 종량제 봉투 물량이 편차가 다소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5월 말까지는 공급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현재 구·군별로 종량제 봉투를 구분해 수거하고 있지만, 전쟁 장기화로 공급이 어려워진다면 구별 없이 종량제 봉투를 수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평소처럼 필요한 만큼만 구매한다면 공급에 전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과도한 사재기는 삼가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