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고립’ 괌 여행객 태운 첫 항공편 인천공항 도착…30일까지 2500명 귀국 예정
슈퍼 태풍 마와르 영향으로 공항이 폐쇄되면서 일주일간 괌에 발이 묶였던 한국인 여행객 3400여명이 29일 귀국을 시작했다. 지난 22일 괌 국제공항이 폐쇄된 지 일주일만이다.
인천국제공항을 향해 출발한 첫 수송편은 진에어의 LJ942편으로 이날 오후 5시10분쯤 괌 국제공항을 떠나 오후 8시50분쯤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첫 항공편으로 도착한 내국인은 188명이다.
오랜 기간 단전·단수로 음식과 식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관광객들은 “너무 고생했지만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어 다행”이라며 “집에 들어가자마자 깨끗한 물에 씻고 에어컨을 틀고 눕고 싶다”고 전했다.
괌 국제공항은 당초 30일쯤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복구 시점이 당겨져 29일 오후부터 이착륙이 시작됐다.
정부는 정기편과 대체 항공편 등 총 11편을 괌에 긴급 투입했다. 11편 중 9편은 인천공항에서, 2편은 김해공항에서 괌으로 출발했다. 29일 자정 전까지는 진에어에 이어 제주항공 2편, 티웨이항공 1편, 대한항공 1편 등 5편의 항공편이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가장 많은 330여석을 태운 대한항공 여객기는 이날 밤 11시50분쯤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상륙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이날부터 30일까지 이틀에 걸쳐 총 11편의 항공편으로 최대 2500여명의 한국인 여행객을 귀국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직 귀국 항공편을 배정받지 못한 여행객은 900여명이다.
정부는 한국인 여행객 3400여명이 모두 귀국하려면 오는 31일은 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주일 만에 열린 괌 국제공항은 의외로 한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괌으로 들어오는 사람이 거의 없는 데다 이날 괌에서 출발하는 여객기가 모두 한국행뿐이기 때문이다.
이날 괌 정부 관광청은 귀국 승객들을 대상으로 주요 호텔에서 공항까지 무료 버스를 운행했다. 괌 현지 교민들은 지난 며칠 동안 발이 묶인 관광객들을 위해 임시 대피소와 무료 급식소, 차량 지원 등을 제공하며 도왔다.
관광객들이 모여 정보를 교환하는 카카오톡 공개 채팅방에서는 “컵라면, 생수, 휴지 남았는데 필요하신 분 있으신가요” “다시 안 올 거라 생각했지만, 한식당 사장님들 보기 위해서라도 다시 와야겠네요” 등 한국인 관광객과 교민들끼리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괌 국제공항은 태풍 마와르 영향으로 지난 22일 폐쇄됐다. 이에 따라 한국인 여행객 3400여명이 귀국하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당시 괌에는 초속 50m의 강한 비바람에 나무가 뽑히고 집 지붕이 뜯겨 나갔다. 호텔이 침수되고 전기와 수도, 인터넷도 끊겼다. 적도 위 서태평양에 자리 잡은 괌에서 건기인 5월에 4등급의 강력한 태풍이 강타한 것은 2002년 이후 처음이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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