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깊은 산자락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치 하늘과 맞닿은 듯 탁 트인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 있다. 바로 ‘영남 알프스’라 불리는 신불산과 간월산 능선이 만나는 지점, 간월재다.
가을이면 황금빛 억새 물결이 장관을 이루고, 여름에는 청량한 초록빛 초지가 여행자를 반긴다. 이곳은 숙련된 산악인에게는 물론, 가벼운 트레킹을 원하는 초보자에게도 사랑받는 명소다.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간월재, 그 특별한 매력을 지금부터 하나씩 살펴보자.

간월재에 오르는 길 중 가장 부담 없는 코스로 꼽히는 곳은 ‘사슴농장코스’다. 배내골 사슴농장에서 출발해 약 6km의 평탄한 길을 따라 1시간 반가량 걷다 보면, 어느새 바람이 부드럽게 스치는 간월재에 도착한다. 가벼운 운동화 차림으로도 충분히 오를 수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이나 등산 초보자에게 적합하다.
정상에 오르지 않더라도 간월재에서 만나는 풍경은 그 자체로 압도적이다. 억새가 하늘거리는 가을의 간월재는 은빛 파도가 출렁이는 듯 신비로운 풍경을 자아내며, 여름에는 초록빛 능선이 시원한 바람과 함께 청량감을 선사한다. 산행의 피로는 잊고 오직 풍경에 빠져들게 만드는 순간이 바로 이곳에서 펼쳐진다.

간월재의 진짜 가치는 사계절 내내 색다른 풍경을 보여준다는 점에 있다. 봄이면 신록이 능선을 감싸며 생동감을 불어넣고, 여름에는 푸른 초지와 시원한 바람이 어우러져 자연 속 피서지로 변신한다. 가을은 단연 억새의 계절로, 황금빛 억새가 바람에 흔들리며 끝없이 이어지는 장관을 만든다.
겨울의 간월재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다. 하얀 눈으로 뒤덮인 간월산과 신불산 능선이 푸른 하늘과 대비를 이루며 한 폭의 그림 같은 설경을 선사한다. 운이 좋은 날에는 운해와 일출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장면이 펼쳐지는데, 이 순간을 만난다면 그야말로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된다.

간월재는 상시 개방되어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으며, 입장료도 없다. 등산길 중간에 자리한 간월재 휴게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운영되며, 따뜻한 음료나 간단한 간식을 챙기기 좋은 쉼터 역할을 한다.
풍경을 바라보며 잠시 휴식을 취하기에 더없이 적당한 장소다.

차량 이용 시에는 배내2공영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대중교통을 선택한다면 울산역에서 353번 버스를 타고 배내골 사슴농장까지 이동하면 된다.
다만, 백년마을 종점에서 출발하는 버스는 하루 7회만 운행되므로(07:00, 09:50, 12:00, 13:10, 16:20, 17:40, 21:00) 하산 시간을 고려한 일정 계획이 필요하다. 이처럼 교통편과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초행길이라도 큰 불편 없이 방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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