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에 높이 22m 거대 ‘한글벽’

뉴욕=임우선 특파원 2024. 9. 21.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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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6월 완공된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국문화원 새 청사에 세워진 높이 22m, 가로 8m의 거대한 '한글벽'이 25일(현지 시간) 일반에 공개된다.

이 한글벽은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강익중 작가와 뉴욕한국문화원이 세계 50여 개국 7000여 명이 한글로 제출한 '인생 문구'로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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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중 ‘공공 설치미술’ 25일 공개
세계 7000명 ‘한글 인생문구’ 작품화
“우리 문자속에 세계인의 철학 녹여”
강 작가, 백남준과도 2인전 인연
1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한국문화원 신청사에서 자신의 ‘한글벽’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강익중 작가(위). 높이 22m, 가로 8m의 거대한 사각형에 새긴 2만 개의 한글 패널로 구성됐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올 6월 완공된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국문화원 새 청사에 세워진 높이 22m, 가로 8m의 거대한 ‘한글벽’이 25일(현지 시간) 일반에 공개된다. 이 한글벽은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강익중 작가와 뉴욕한국문화원이 세계 50여 개국 7000여 명이 한글로 제출한 ‘인생 문구’로 탄생했다. 이를 기획한 뉴욕한국문화원은 19일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지 약 600년 만에 한글을 주제로 한 글로벌 공공미술 작품이 탄생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기자가 찾은 뉴욕한국문화원에서는 한글벽의 막바지 설치 작업이 한창이었다. 문화원 측은 새 청사 건물 내벽에 ‘한글’을 테마로 한 미술작품을 설치하기 위해 최근 1년간 강 작가와 협업해 왔다.

강 작가는 1990년대 백남준 작가(1932∼2006)와 2인전을 여는 등 최근 40년간 뉴욕을 대표하는 설치미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가로세로 3인치(약 7.6cm)의 정사각형 패널에 한글을 한 글자씩 새겨 모은 대형 작품으로 유명하다. 이른바 ‘강익중체’로 불리는 한글 폰트에 알록달록한 색을 더해 한국 특유의 색감을 강조한 것이다.

뉴욕한국문화원 측은 올 5월부터 두 달간 별도의 사이트를 구축하고 전 세계 시민들로부터 자신만의 ‘인생 한 줄’을 받았다고 했다. 이 사이트에 각국 언어로 특정 문장을 입력하면 한글로 번역된 도안이 나왔고, 이를 각자가 원하는 색으로 색칠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BTS의 노래 가사 등을 적은 외국 참가자도 많았다고 소개했다.

약 5개월에 걸친 이 사이트의 구축은 LG CNS가 재능 기부했다. 이 외 양현재단, 미국의 교포기업 키스그룹 등이 제작비를 후원했다.

강 작가 역시 이번 한글벽 설치에 재능 기부로 참여했다. 그는 “7000개가 넘는 문구 가운데 1000개를 뽑아 작성자 이름까지 작품에 소개했다. 이를 통해 총 2만여 개의 한글 패널로 작품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조성진 피아니스트가 보낸 ‘마음의 중심을 잡고 걸어가자’란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며 “한국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최고조인 시기에 한글에 세계인의 철학을 녹일 수 있어 뜻깊다”고 강조했다.

뉴욕한국문화원은 ‘한글벽’ 공개에 맞춰 구겐하임, 휘트니 등 뉴욕 유명 미술관이 소장 중인 강 작가의 작품을 대여해 ‘우리는 연결돼 있다(We are Connected)’란 제목의 강익중 회고전도 열기로 했다. 이 전시는 26일부터 11월 7일까지 열린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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