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금호타이어, 오버행 리스크 현실화…'채권단 지분'에 발목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 / 사진 제공 = 금호타이어

금호타이어의 올해 실적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고, 매출은 작년의 81% 이상을 채웠다. 올 4분기는 원자재 가격 하락, 우호적인 환율, 유럽 및 북미 타이어 수요 회복 등 호재가 많다.

다만 주가는 실적과 역행하고 있다. 주가상승 후 단행된 채권단의 대량매도(오버행)가 문제다. 채권단이 쥔 지분 19.18%가 주가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자료 = 금호타이어 감사보고서(단위:억원/%)

27일 타이어 업계에 따르면 오랜 기간 침체를 거쳤던 금호타이어 실적은 지난 2022년 이후 개선됐다. 영업이익은 2022년 흑자로 돌아섰고 2023년부터는 순이익을 내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경영이 정상화되면서 △5년 연속 영업손실(2017~2021년) △8년 연속 순적자(2015~2022년)의 악순환을 털어냈다.

지난해는 역대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4110억원) 및 당기순이익(1718억원)을 기록하며 순항했다. 올해 3분기(누적)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373억원, 2640억원이다. 지난해 연간 실적 대비 증가율은 각각 6.4%, 53.7%다.

역대 최고 실적은 금호타이어 주가 회복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1월 2600원대였던 금호타이어 주가는 올해 1월 5360원으로 급등했다. 지난 5월에는 8360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다만 3분기 이후 주가는 큰폭으로 하락했다. 27일 종가 기준 금호타이어 주가는 4695원으로 52주 최고점 대비 43.8% 낮다.

주가 하락의 배경에는 지난 7월 더블스타(금호타이어 최대주주)와 채권단이 합의한 '주식 처분 제한' 해제가 있다. 이 합의로 KDB산업은행, 우리은행 수출입은행 등 총 9곳의 채권단은 보유한 지분(총 23.11%)를 시장에 팔 수 있게 됐다.

합의 이후 채권단 일부는 지분 매각 행보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금호타이어 지분 1100만주를 시간외매매(블록딜) 형태로 매각했고 수출입은행도 장내 매도로 29만1726주를 팔았다. 1주당 평균 매각단가는 우리은행 5509원, 수출입은행 6206원이다.

자료 = 전자공시시스템

대량의 매도 압력(오버행)은 금호타이어 주가에 즉각 반영됐다. 지난 8월부터 이날까지 금호타이어 주가는 400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다만 채권단 매입가격(5000원)보다 낮은 만큼, 대량 매도 우려는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오버행 이슈는 여전히 남았다. 현재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매각 대상 지분은 19.18%다. 산업은행이 7.43%로 가장 많고 △우리은행(3.95%) △국민은행 2.29% △한국수출입은행(1.62%) △농협은행(1.01%) 등이 채권단 목록에 올랐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가 좋은 실적을 내고 재무구조도 개선하는 등 상당한 경영 성과를 내고 있다"며 "워크아웃 이전의 모습을 되찾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송선재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단의 주식 양도 제한이 풀렸고 잔여 지분율 19.17%에 따른 오버행 이슈 단기 부담"이라며 "다만 기업 수익구조가 개선됐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