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박성한이 KBO리그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습니다. 21일 대구 삼성전에서 개막전부터 이어온 연속 경기 안타를 19경기로 늘리며 42년 된 리그 기록을 갈아치웠는데요. 연속 안타 신기록도 대단하지만 더 눈길을 끄는 건 그의 종합 타격 지표입니다. 홈런이 고작 1개인 1번 타자가 타격 주요 부문을 거의 다 석권하고 있거든요. 이런 유형의 리드오프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전례를 찾기 어렵습니다.
부침을 넘어 완성된 1번 타자

박성한은 2017년 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6순위로 당시 SK 와이번스에 입단했습니다. 상무 복무를 마치고 2020년에 팀으로 돌아온 뒤 바로 주전에 안착했고, 이후 두 해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면서 SSG 타선의 핵심으로 성장했는데요. 다만 지난 시즌에는 타율이 2할7푼4리로 내려오며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변화는 지난해 후반기에 시작됐습니다. 1번 타자 보직을 맡으면서 오히려 타격이 살아났고, 올해는 이숭용 감독이 흔들림 없이 리드오프 자리를 맡기고 있습니다. 작년까지는 1번 타순에 대한 부담이 느껴졌다면, 올 시즌의 박성한은 그 역할을 완전히 체화한 모습이거든요.
초구 직구를 때려 만든 신기록

21일 삼성전 1회초, 박성한은 선두타자로 타석에 서서 최원태의 초구 시속 144킬로 직구를 우익수 앞으로 강타했습니다. 이 안타 하나로 1982년 김용희가 세운 18경기 연속 안타 기록을 넘어서며 KBO 44년 역사의 새 페이지를 열었는데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개인 통산 최다 기록까지 함께 갈아치운 의미 있는 타격이었습니다.
그날의 활약은 신기록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4회에는 2사 만루 상황에서 동점 희생플라이를 올렸고, 7회에는 선두타자 안타로 나가 에레디아의 2루타 때 홈을 밟았습니다. 압권은 연장 10회였는데요. 1사 2루에서 미야지 유라의 직구 실투를 놓치지 않고 중견수 앞으로 결승 적시타를 뽑아냈습니다. 4타수 3안타 1볼넷 2타점 1득점으로 경기를 지배한 하루였습니다.
홈런 1개인데 이 숫자가 가능한 이유

박성한의 올 시즌 19경기 성적을 들여다보면 정말 놀랍습니다. 타율 .486에 출루율 .584, 장타율 .686, OPS 1.270이라는 수치인데요. 2루타 9개와 3루타 1개로 홈런 없이 장타율을 만들어내고 있고, 득점권 타율은 무려 6할에 달합니다. 볼넷 17개에 삼진은 7개뿐이니 선구안까지 날카로운 상태입니다.
타율과 최다안타, 출루율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고, 비시상 부문인 OPS와 득점권 타율도 리그 1위에 올라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홈런이 1개뿐인데도 장타율 2위, 타점 3위까지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 박성한의 올 시즌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대목입니다. 거포형 타자가 아닌데도 사실상 타격 6관왕을 노려볼 수 있는 페이스라니, 이건 정말 전에 없던 유형의 리드오프인데요. 팀 타율 5위인 SSG가 선두권에서 싸울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박성한의 연속 안타 행진과 6관왕 도전, 어디까지 이어질지 함께 지켜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