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상현의 풀카운트]
- '미생' 신민재의 골든글러브... 염경엽의 호언장담이 현실이 됐다
- 대주자 꼬리표 떼고 '황금장갑' 낀 육성선수의 반란... 1할대 부진 딛고 만든 '신민재 유니버스'

야구,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몇 년 전만 해도 경기 후반 대주자로 나서 흙먼지 날리던 선수가 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가 될 줄 누가 예상했겠나?
LG 트윈스 신민재(29) 이야기다.
2025년 12월 9일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그가 2루수 부문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됐다. 득표율 89.2%. 압도적인 지지다. 육성선수 출신이 이 정도 득표율로 골든글러브를 품었으니, 그야말로 '인생역전' 드라마 한 편을 썼다.

사실 2025시즌 초반만 해도 신민재의 입지는 불안했다. 타율이 1할 9푼까지 떨어지며 2군행 통보를 받았다.
"한계가 온 건가" 싶었던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는 주저앉는 대신 변화를 택했다. 2군에서 히팅 포인트를 앞으로 조정하며 타구의 질을 바꿨다.

염경엽 감독의 '보는 눈'도 인정할 만하다.
염 감독이 "신민재를 골든글러브급 선수로 키우겠다"고 공언했을 때, 반신반의했던 이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적중했다.
염 감독의 현역 시절을 연상케하는 신민재를 자신의 페르소나(분신)
처럼 느낀게 아닌가라는 분석도 있다.

타율 0.313에 출루율 0.395. 홍창기가 부상으로 빠진 리드오프 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다.
염감독의 호언장담이 허풍이 아닌 혜안이었음을 증명했다.

신민재의 스토리가 더 울림을 주는 건 그의 출발점 때문이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 미지명. 프로 입단의 문턱에서 좌절하고 두산 육성선수로 야구 인생을 시작했다.
2018년 LG로 팀을 옮긴 뒤에도 오랫동안 대수비, 대주자 역할에 머물렀다. 그런 선수가 이제는 통합우승의 주역이자 국가대표 2루수로 우뚝 섰다.

시상식에서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은 뭉클했다. 그간의 마음고생과 노력이 스쳐 지나갔을 테다.
미생(未生)에서 완생(完生)으로 가는 길,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지속성'이다. 한 시즌 반짝하고 사라지는 선수가 되지 않으려면 증명해야 한다.
신민재는 "골든글러브 한 번 더 받는 것보다 팀 우승이 좋다"며 의젓한 소감을 남겼다.
2026년 3월 WBC 대표팀 합류에 대해서도 "대주자라도 시켜주면 최선을 다하겠다"며 초심을 잃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육성선수 신화, 듣기만 해도 가슴 뛰는 이야기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올해의 영광이 내년의 자리를 보장해 주진 않는다.
신민재가 진정한 '리그 최고'로 인정받으려면 내년에도 이와 같은 성적표를 보여줘야 한다.

염경엽 감독의 예언이 계속 맞아떨어질지, 아니면 신민재가 스스로의 힘으로 전성시대를 이어갈지.. 2026시즌 신민재의 방망이가 그 답을 줄 것이다.
글/구성: 민상현 전문기자, 김PD
#LG 신민재의 통산 기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