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해상의 주주환원 정책에 제동이 걸렸다. 20% 이상의 현금배당을 이어온 기조가 중단된 지 1년여가 지났지만 지난해 결산배당 재개도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면서다. 신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이 직접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8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배당은 상법상 자본충실 원칙과 채권자 보호를 고려해 배당가능이익 범위에서 이사회 결의와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결정된다. IFRS17와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2023년 도입된 후 시장금리 하락, 감독 규제 등이 겹치며 자본총계는 줄어든 반면 법정적립금 성격의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빠르게 늘었다. 결국 배당가능이익이 소진되면서 배당여력이 급격히 감소했다.
현대해상은 2024사업연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정관을 변경해 배당기준일을 이사회 결의로 확정해 공시할 수 있도록 했지만, 전기 배당을 하지 않으면서 배당 결정 공시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역시 배당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연속 배당 행보가 끊겼다. 사실상 2년 연속 시행이 어려워지면서 전통의 배당기업으로 꼽히던 현대해상이 자존심을 구긴 셈이다.
배당여력을 압박한 핵심 요인은 해약환급금준비금이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보험계약자가 중도해지할 경우 지급해야 할 금액에 대비해 쌓는 것으로, IFRS17에 따르면 시가평가한 보험부채가 원가 기준 해약환급금보다 적을 경우 그 차이를 추가 적립해야 한다.
이 제도에서는 신계약이 늘수록 준비금 부담도 함께 커지게 된다. 배당은 순자산에서 자본금과 미실현이익, 해약환급금준비금 등을 차감한 범위에서만 가능하다. 이에 해약환급금준비금이 늘어날수록 배당가능이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현대해상 역시 신계약 확대로 준비금 적립액이 4조원 이상 불어나면서 배당여력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 측은 배당 재개를 위한 제도 개선이 선결과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해상은 장기보험 수익성 개선과 사업비 효율화, 투자 실현이익 확대로 자본력을 강화하는 한편 해약환급금준비금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해 금융당국과 소통하고 있다.
또 배당 가시성이 확보된 후 중기 주주환원정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내부 이익창출력 개선도 중요하지만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배당이 가능한 상황으로 전환되기 어렵다"면서도 "실손보험과 비급여 관리 강화, 부채할인율 제도 완화 논의 등의 환경 변화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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