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주들까지 "머스크 정직시켜라"

1만6천주 보유 투자사 회장
"유명CEO가 증오 확산시켜"
머스크 "진실과 거리 멀다"

테슬라 주주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최근 반유대주의 동조 행위를 문제 삼으며 이사회에 그의 정직을 요구했다.

20일(현지시간) CNN 등은 투자회사 '퍼스트아메리칸트러스트'의 제리 브라크먼 회장이 지난주 X(옛 트위터)에 게재된 반유대주의 게시물에 동조한 머스크 CEO에게 테슬라 이사회가 명확한 메시지를 보내길 원한다고 보도했다.

브라크먼 회장은 성명을 통해 "표현의 자유를 믿지만, 유명 기업 CEO가 증오를 확산시킨 것에 변명의 여지는 없다"며 "머스크 CEO는 1~2개월간 직을 떠나 공감 훈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프리 소넌펠드 예일대 경영대학원 리더십 연구학장도 브라크먼 사장의 주장을 거들었다. 그는 CNN에 "테슬라 이사회는 행동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머스크가 테슬라 CEO라는 직함을 사용할 수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소넌펠드 학장은 머스크가 CEO 대신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는다면 테슬라 주가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캘리포니아 샌타애나에 본사를 둔 퍼스트아메리칸은 지난 9월 기준 테슬라 주식 1만6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머스크 CEO가 보유한 테슬라 주식 4억1100만주(전체 지분의 약 13%·3월 기준)에 비하면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머스크 CEO는 지난 15일 X에 게시된 반유대주의 음모론과 연결되는 글에 "당신은 실제적 진실(Actual truth)을 말했다"고 동조하는 댓글을 달았다. 이 게시글은 "유대인 공동체는 자신들을 향한 증오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백인에 대해 그런 변증법적 증오를 부추기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반유대주의 동조 논란이 불거진 후 디즈니, NBC유니버설, 컴캐스트,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등 주요 기업은 머스크 CEO가 소유한 X 플랫폼에서 광고를 중단했다. 다만 이들 기업은 광고 중단이 논란이 된 머스크 CEO의 게시물과 관련이 있다고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이후 머스크 CEO는 20일 X에 "지난주 내가 반유대주의적이라고 주장한 사이비 언론 기사가 수백 개 쏟아졌다. 이는 진실과 거리가 먼 것으로 나는 인류와 번영을 위해 최선의 일만 바란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또 X의 친나치 콘텐츠를 지적한 미디어 매터스를 향해서는 "진정한 악"이라며 날을 세웠다.

현재 테슬라 이사회는 호주 출신 기업인 로빈 덴홈이 이끌고 있으며 루퍼트 머독의 아들 제임스 머독, 머스크의 동생 킴벌 머스크 등 머스크 CEO와 가까운 인사가 포진해 있다. 머스크 본인도 대주주로서 이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머스크 CEO의 발언에 반발하는 테슬라 주주들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신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