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각형으로 모든 실이 마당 감싼 이천 주택 ‘소소원’

ARCHITECTS CORNER

땅은 불리한 조건을 가졌지만 건축주의 요구사항인 ‘마당’을 중심으로 각 실을 배치하며, 재밌는 공간감을 가진 단층집으로 극복했다. 변화 있는 천장고, 가려지고 드러나는 공간, 활기 있는 마당 등은 이곳 소소원을 대표하는 장점들이다.

진행 남두진 기자│글 자료 엠엘티 건축사사무소│사진 조엘 모리츠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 이천시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609㎡(184.2평)
건축면적 172.56㎡(52.2평)
연면적 148.86㎡(45.03평)
건폐율 28.33%
용적률 24.44%
설계기간 2023년 1월 ~ 5월
시공기간 2023년 5월 ~ 11월

설계 엠엘티 건축사사무소
070-8080-2894 mlt@mlt-a.com
인스타그램 @mlt_archi
시공 건축주 직영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쇄석깔기
외벽 - 노출콘크리트
내부마감
천장 - 친환경페인트
내벽 - 친환경페인트
바닥 - 원목마루
도어
현관 - 메탈게이트
내부 - 영림도어
단열
지붕 - PF보드
내벽 - PF보드
창호 이건창호
주방가구 일도노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
전체 배치 전경
살짝 매립한 현관은 자연스럽게 포치를 갖는다.

불리한 조건을 가진 땅
경기도 이천시 작은 마을, 건축주는 아파트 생활을 접고 직장 근처인 이 마을로 거처를 옮기기로 결정했다. 한쪽에 정비된 단독주택 필지가 있고 주변으로는 기존 촌락이 다양한 모습으로 형성돼 있었다. 그 중심에 건축주의 땅이 위치했다.
이미 어느 정도 정리된 땅은 평탄하지만 다양한 레벨이 존재했다. 서쪽은 1.5m 가량 높고 동쪽은 1.5m 가량 낮았다. 남동쪽에 건축된 단독주택은 2m 높게 지어져 건축주의 땅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다양한 레벨 차이는 배치 계획에 불리하게 작용했지만, 오히려 이를 적극 활용해 극복하는 방향으로 집짓기는 시작됐다.

현관에 들어서면 주방·거실과 침실을 잇는 복도를 마주한다. 이곳 복도가 마당을 자연스럽게 감싼다.
주방은 아일랜드 조리대를 설치해 거실과의 자연스러운 영역 분리를 이루며 조리 효율도 높였다. 뒤쪽에 보조 주방을 둔 수납장을 제작해 시각적으로 깔끔한 인상을 더했다.
주방은 아일랜드 조리대를 설치해 거실과의 자연스러운 영역 분리를 이루며 조리 효율도 높였다. 뒤쪽에 보조 주방을 둔 수납장을 제작해 시각적으로 깔끔한 인상을 더했다.

계획의 기준이 된 마당
건축주는 본격적으로 집짓기를 위한 상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작은 마당을 가진 ‘ㄷ’자 형태의 단층집을 짓고 싶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건축주에게 마당은 정적인 활동이 이루어지기보다는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동적인 활동이 존재하는 공간이었기에 주거 공간에서의 의미가 컸다.
이에 ‘ㄷ’자 형태에서 마련할 수 있는 마당 크기보다 더 넓게 사용하고자 ‘八’자 형태로 좀 더 벌려 조정했다. 그리고 남쪽에 배치해 밝은 환경으로 조성하고 그 방향으로 각 실들을 최대한 열도록 계획했다.

거실은 통창과 별개로 한쪽에 중간 높이로 계획한 코너창이 작지만 강한 임팩트를 준다. 주방에서 서서히 높아지는 천장고가 독특한 공간감을 조성한다.
거실은 통창과 별개로 한쪽에 중간 높이로 계획한 코너창이 작지만 강한 임팩트를 준다. 주방에서 서서히 높아지는 천장고가 독특한 공간감을 조성한다.

마당 감싸 안은 실 배치
복도, 거실, 침실 등이 마당을 감싸 안도록 배치했다. 서쪽의 높은 인접 대지에서는 지붕이 낮게 깔리고 동쪽의 낮은 인접 대지에서는 매스감이 느껴진다. 좀 더 마당의 프라이버시를 높이고자 남동쪽에 형성된 단독주택들로부터 외부 시선을 차단하기 위한 수평의 떠 있는 띠를 만들었다. 이로써 마당은 아늑하면서도 시선적으로는 땅의 연속성이 유지돼 답답함을 덜어낸 형태가 됐다.
넓이를 키우면서 주위로 배치된 각 실들의 독립성을 확보하고자 조정한 ‘八’자 형태에 맞춰 수평 띠까지 오각형으로 계획했다. 3개의 변 중 한쪽은 거실과 부엌, 다른 한쪽은 안방과 게스트룸, 그리고 나머지 한쪽은 현관과 화장실로 구성했다. 각 변이 마당을 감싸 안은 모습이다.

메인 마당은 침실, 복도, 거실 어느 곳에서도 바라보이며 필요에 따라 개폐하며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사선형 층고로 공간감 커진 거실
전체적인 형태는 실과 지붕, 두 부분으로 나뉘어 단순한 구조로 보인다. 지붕에는 처마를 마련해 자연 채광을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좀 더 경제적이면서 건축주의 요구사항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이었다.
건축주는 냉난방 효율을 위해 거실이 너무 높지 않았으면 했다. 동시에 일반적인 층고를 원하는 것도 아니었다. 이에 안방을 포함한 다른 실은 일반적인 층고를 유지하면서 거실 쪽으로 경사를 만들어 복도에서 거실까지 층고가 자연스럽게 높아지는 공간감을 부여했다.

자연에 걸친 주택의 일부
자연에 걸친 주택의 일부
다양한 크기와 높이로 계획된 개구부들과 수평의 거대한 띠를 만들어 채광과 프라이버시를 높이면서 땅의 연속성을 그대로 살려 입면에 단조롭지 않은 표정을 부여했다.
주택을 두르는 경사진 처마가 단층이지만 전체적으로 중후한 분위기를 돋운다.

서로 다른 영역 가진 외부
주택 외부는 건물 배치에 따라 주차 마당, 메인 마당, 그리고 뒷마당 등 크게 3곳의 영역으로 나뉜다.
주차 마당은 1.5m 낮은 레벨에 위치해 주차를 포함해 김장 담그기와 같이 외부인과 함께 활동을 이루는 공간이다. 보조 주방과도 연결돼 좀 더 편안한 동선을 구축했다.
메인 마당은 거실, 복도, 안방에서 직접적으로 연결돼 다양한 확장성을 가지는 공간이다. 손님이 많은 경우에도 접근 효율이 높도록 계획했다.
뒷마당은 메인 마당이 연속된 공간으로 자연적인 조경 공간으로 마련했다. 건축주가 뒷마당에서 텃밭을 가꿀 것을 고려해 남쪽에 인접한 주택과 이격시켜 프라이버시를 좀 더 확보했다. 이러한 모든 마당 공간은 현관에서부터 처마를 따라 모두 연결되도록 계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