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늘자 객실 놓고 간 옷도 늘어... 호텔의 해법은

조재현 기자 2023. 5. 27.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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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많거나 날씨 안맞아 놓고 가는 경우 많아
호텔 로비에 의류함 만들고 기부 캠페인

정부가 지난 11일 대부분의 코로나 방역 조치를 해제하면서 사실상 ‘엔데믹’ 국면으로 접어든 상황에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호텔에 두고 간 옷들도 계속 늘고 있다. 보관 문제에 시달리던 국내 일부 호텔은 자구책으로 쌓인 옷들을 기부하는 캠페인을 내놓기도 했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4성급 호텔 '글래드 마포' 1층 로비에 놓인 의류 수거함. 이렇게 수거된 의류들은 아름다운가게로 보내진다. /글래드 호텔

서울 마포구의 ‘글래드 마포’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4월만 하더라도 이 호텔 전체 투숙객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10%가 채 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한 달 이 곳을 찾은 외국인 투숙객은 무려 전체의 60%를 넘었다. 호텔 관계자는 “한국에서 옷 쇼핑을 하고 나면 짐이 너무 많아 입국할 때 입고 왔던 옷을 객실에 놓고 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한국과 계절이 다른 곳에서 온 이들이 입고 온 옷을 객실에 두고 가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전했다.

투숙객들이 호텔에 두고 간 옷은 호텔 입장에서는 보관 등의 문제로 일종의 ‘골칫거리’로 여겨져 왔다. 때문에 자구책으로 남은 옷을 기부하는 캠페인을 열기도 한다. 글래드 호텔은 지난달 1일부터 호텔 1층 로비에 옷 기부함을 비치했다. 객실에 놓고 간 옷은 물론, 투숙객 중에 옷 기부를 원하는 이들이 직접 옷을 넣으라는 의미다. 기부함 옆에는 ‘의류 1점을 기부하면 종이컵 29개나 비닐봉투 4개를 사용할 때 배출되는 만큼(0.197㎏)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며 기부 독려 문구도 적혀 있다.

기부함에는 지난 12일까지 약 한 달 동안 100여 벌의 옷이 모였고, 이 옷들은 비영리기구인 ‘아름다운가게’를 통해 기부됐다고 한다. 호텔 관계자는 “예상보다 빨리 의류함이 꽉 차서 로비 근무 직원들이 매번 포장하고 정리하는 데 일손이 모자랄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 호텔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와 강남구 코엑스, 제주 등 3곳에도 지점을 두고 있는 체인 호텔 브랜드다. 이들 지점에서도 적지 않은 옷이 기부되고 있다고 한다. 제주에서는 50여 벌, 여의도에서는 40여 벌의 옷이 기부함에 쌓였다. 코엑스 지점에는 무려 100여벌의 옷이 모였다고 한다. 호텔 관계자는 “지난달 패션 사업을 하는 한 중국인 투숙객 한 명이 한꺼번에 많은 옷을 기부해 100여 벌이나 옷이 모였다”고 했다.

통계적으로도 외국인 관광객의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 동안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80만757명이다. 지난 1월 43만4429명, 2월 47만9248명에 이어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서원석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 기간 20~30% 수준이었던 호텔 객실 점유율이 ‘엔데믹’ 이후 90%까지 오르고 있다”며 “외국인 관광객도 덩달아 늘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의류를 두고 가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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