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원희룡 "집값 하락기 초반..가격불안 요인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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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금리 인상 등 거시 경제환경의 영향을 받아 집값을 자극하는 요인이 줄었다면서 "정부가 규제를 풀어 시장 구조를 정상화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할 상황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에 대해 "가격 하락기 초반으로, 집값 하락세가 본격화됐다고 볼 순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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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합뉴스) 서미숙 김동규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금리 인상 등 거시 경제환경의 영향을 받아 집값을 자극하는 요인이 줄었다면서 "정부가 규제를 풀어 시장 구조를 정상화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할 상황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에 대해 "가격 하락기 초반으로, 집값 하락세가 본격화됐다고 볼 순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원 장관은 현재 집값이 아직 높은 수준이고 앞으로도 상당기간 하락세가 필요하다면서 청년층·서민의 내집 마련을 위해선 금융 등 규제 완화를 중점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심야 택시난 해법과 관련해서는 탄력 요금제 적용과 강제 배차 등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다음달 초 대책을 확정해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다음은 원 장관과의 일문일답.
-- 최근 집값이 안정세로 돌아섰다. 정부는 현 부동산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나.
▲ 지금은 종합적으로 봤을 때 가격 하락기 초반으로, 아직 집값 하락세가 본격화됐다고 볼 순 없다. 국지적으로 가격 불안 요인도 상당히 남아 있다. 집값 급등과 지나친 규제로 자산 격차가 벌어져 양극화가 큰 상황인데, 지금 이를 잘못 다루면 양극화 악화 소지가 있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거래량이 예년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는데, 이는 수요가 실종됐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관망세가 두텁기 때문이다. 내일 집값이 오늘보다 떨어진다는데 오늘 집을 살 사람은 없지 않겠나.
-- 그렇다면 어느 수준의 집값이 적정하다고 보나.
▲ KB국민은행 조사 기준으로 PIR(소득 대비 집값 비율)이 최근 5년 사이 12에서 18로 뛰었다. (PIR이 18이면 연봉 18년치를 모아야 집을 산다는 의미다) 30년치 연봉을 평생 소득이라고 본다면 12년치를 주거비로 떼어 놓던 가구가 이제는 6년치를 더 떼어놔야 집값을 충족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저출산, 노후자금 문제 등 청년과 서민의 소비 여력까지 줄어드는 문제가 여기서 발생한다. 집값은 상당 시간 지속적인 하락세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금리 인상 등 요인으로 집값이 급등락하는 경우 위기 대응 차원에서 미시적으로 정책을 조정할 수는 있다. 정부는 현재 가격 자극 요인이 많이 줄었기 때문에 풀 수 있는 규제를 풀어 시장의 구조를 정상화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할 상황이라고 판단한다.
-- '영끌'에 나선 청년층의 타격이 특히 커 대출 등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규제 완화 요구도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 일단 대출 규제 완화는 일률적 적용이 아니라 규제지역 해제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그리고 내 집 마련을 위해 금융지원이 꼭 필요한 청년·무주택 서민부터 '하후상박'' 원칙으로 규제 완화를 추진할 것이다.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의 경우 사실 최근 지방의 규제지역을 다 풀어버려 더 언급할 필요없이 해결됐다. 이런 식으로 접근할 대안이 있기 때문에 시장 정상화에도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 지난해 집값이 어깨나 허리쯤에 왔을때 대출을 받아 '영끌'로 집을 한 채 산 경우 지금 가슴이 철렁철렁하겠지만, 대부분 3억∼6억원대 주택 구매로 봐야하지 않겠나. 가슴 아프긴 하지만 이들 상황이 파산 신청을 해야 하는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본다. 이런 부분은 대환이나 개인 구제금융 절차를 통해 완충 수단을 지원하겠지만, 신용대출을 다 끌어모아 지방으로 원정을 다니면서 집을 10채씩 사서 전세 놓고 하는 사례까지 보호해야 한다는데는 공감대가 없다.
--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개편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재건축을 준비하는 현장에 영향이 클 것이다.
▲ 제도 폐지까지 거론하는 분들도 있는데, 헌법 정신이나 국민의 건전한 상식에 비춰봤을 때 (재산) '있는 분들이 너무 하는 얘기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적정 환수가 필요하다고 보지만, 또 획일적인 적용으로 지방의 재건축 진행을 막아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해서도 안된다. 그래서 조금 배 아프긴 하지만 재건축을 통한 일정한 재산 증식은 인정해 줄 방침이다. 재건축 과정에서 청년 주택이나 공공기여분 등을 초과 이익 산정 과정에서 빼주고, 1주택자 장기보유자에 대한 초과 이익 환수를 대폭 감면해주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지역별 차등을 두지 않지만, 누진 구간과 산정 시점을 어디로 잡을지, 지방 등에서도 재건축이 원활히 돌아갈 수 있는 수준이 어디인지 등을 놓고 시뮬레이션을 해 일단 결론은 내렸다. 사업이 합리적으로 예측 가능한 수준까지는 해주겠다는 의미다
--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개선 방안은. 개선 방안 시행은 즉시 하나.
▲ 안전 진단이 재건축을 못 하게 하기 위한 장치여서는 안 된다. 다만, 준공 30년이 넘자마자 안전진단을 신청해 위험하다고 결론나면 환영 플래카드가 걸리는 것도 말이 안 된다. 획일적으로 50%로 돼 있는 구조안전성 항목 비중은 낮추겠다. 안전진단 항목을 일률적으로 낮추기보다 광역지자체에 상황에 맞게 조정하도록 자율성을 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아울러 D등급이 나왔더라도 다시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장치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고민이다. 어느 수준으로 해야 적절한 건지 시뮬레이션도 해보고 지자체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면서 심사숙고하고 있는데, 연말까지 결론을 낼 계획이다. 시행 시점은 시장 상황을 보면서 발표하겠다.
-- 서울의 경우 공급 부족 해결을 위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 그린벨트는 지정된 이유가 있고 지금까지 안 푼 이유도 있을 거라 본다. 해제가 절대로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굳이 수십 년 동안 여러 요구에도 지켜왔던 것을 푸는 것은 극도로 신중해야 한다고 본다. 다만, 공공택지를 지정하고 공급하는 과정에서 일부 그린벨트 지역이 포함될 수는 있다. 그러나 아주 민감한 그린벨트를 건드리는 일은 극도로 신중할 것이다.
-- 심야 택시난 해법을 내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복안이 있나.
▲ 나름대로 안을 가지고 당정 협의를 숨 가쁘게 하고 있다. 다음달 초쯤 방침을 확정해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먼저 개인택시 부제를 풀 계획이다. 현재 지자체 간의 들쭉날쭉한 관련 규제는 훈령을 통해서라도 풀도록 한다. 또 탄력 요금제를 적용하면서 강제 배차를 의무화해 목적지와 관계없이 단거리 운행이라도 무조건 호출에 응하도록 하려 한다. 아울러 '타다'나 '쏘카' 식의 영업 형태도 열어주려 한다. 단기 근로 운전이나 택시 리스제, 월급제 등은 업계와 별도의 합의가 돼야 하는 부분이어서 사회적 논의를 진행하겠다. 규제 완화는 철저히 데이터에 기반해서 하겠다. 서울시가 택시요금 기본료를 올리는 내년 2월까지 1차로 관련 정책을 시행해보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 효과가 나타나는지 평가하고 그다음 단계로 나가려 한다.
-- 전셋값 안정으로 지금은 말이 들어간 '임대차3법' 개정은 계속 추진하나.
▲ 임대차3법은 지난 집값 급등기에 공청회 한번 없이 졸속으로 입법됐다는 문제가 있다. 단기 가격 대책으로 내놓을 문제가 아니었다. 다음 총선과 대선 시기에도 논란이 될 수 있어 정부도 큰 틀의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획일적인 규제로 이중가격 등 문제와 상승기에 전셋값 폭등을 부채질하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어떻게 해소할지 방안을 고민 중이다. 상생 임대인에게 누진적으로 세제 혜택을 주거나 미국이나 유럽처럼 임대주택 공급이 목적이면 유지·관리 혜택을 주는 등 다양한 방안이 있을 수 있다. 현재 법무부와 연구용역을 진행 중인데, 내년 연말까지 결과를 내서 더 잘 작동하는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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