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량과 나트륨이 높아 건강을 해칠 수도

여름철에는 햇볕도 뜨겁고 습도까지 높아 몸이 금세 지친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 점심 한 끼도 시원한 음식부터 찾게 된다. 식당 메뉴판을 보면 자연스럽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냉면이다.
살얼음이 동동 떠 있는 국물에 쫄깃한 면발이 어우러진 물냉면이나 매콤달콤한 양념의 비빔냉면은 더위에 지친 입맛을 되살리기에 충분하다. 특히 땀을 많이 흘린 날에는 짭조름한 국물까지 시원하게 들이켜고 싶어진다.
하지만 냉면은 보기보다 열량과 나트륨이 높아 무심코 자주 먹으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탄수화물과 당류가 많은 면발, 짜고 단 양념, 짭조름한 국물까지 한 그릇에 모두 담겨 있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나 만성질환 관리 중이라면 냉면이 방해가 될 수 있다.
여름철 냉면을 자주 먹어선 안 되는 이유와 더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밥 두 공기와 맞먹는 냉면의 열량

냉면은 주로 전분으로 만든 면이 중심이다. 탄수화물이 주 성분이기 때문에 혈당이 쉽게 오르고, 포만감은 오래가지 않는다.
여름철 입맛이 없다고 냉면만 계속 찾다가는 체중이 늘기 쉽다. 당뇨병이나 비만 관리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외식영양성분 자료에 따르면 물냉면은 800g 기준 552kcal, 비빔냉면은 550g 기준 623kcal이다. 일반적인 밥 한 공기가 약 300kcal인 것을 감안하면, 냉면 한 그릇은 밥 두 공기 먹는 것과 비슷한 열량이다.
나트륨 가득한 국물은 특히 주의해야

냉면은 짠맛이 강하다. 물냉면 한 그릇엔 나트륨이 약 2618mg 들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하루 나트륨 권장 섭취량은 2000mg이다. 냉면 한 그릇만으로 하루 권장량을 넘기는 셈이다.
비빔냉면 한 그릇엔 나트륨이 약 1664mg 들어 있어 하루 기준치의 80%를 넘긴다. 여기에 겨자, 식초, 추가 양념을 더하면 나트륨 섭취량은 훌쩍 치솟는다. 냉면 육수를 오래 끓이거나 조미료를 많이 사용하는 것도 나트륨 수치를 높이는 요인이다.
고혈압 환자나 짠 음식을 피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물냉면 국물은 되도록 남기는 것이 좋다. 국물 속에 대부분의 나트륨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물만 덜어내도 나트륨 섭취량은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
여름철 냉면을 건강하게 먹는 방법

냉면을 포기할 수 없다면 먹는 방법을 바꿔야 한다.
첫 번째, 국물을 가능한 덜 먹는 것이다. 물냉면 국물은 대부분 사골이나 육류 베이스로 만들어진다. 감칠맛은 있지만 짜고 기름져서 부담이 된다. 비빔냉면 역시 양념장에 설탕이 많이 들어 있어 당뇨 환자에게 좋지 않다.
식초와 겨자도 나트륨 함량을 높이는 재료다. 맛을 돋우기 위한 정도로 소량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두 번째는 냉면 위에 올라간 채소를 꼭 같이 먹는 것이다. 냉면 속 무는 100g당 20kcal로 열량이 낮고, 칼륨이 풍부해 나트륨 배출에 도움이 된다.
오이는 95% 이상이 수분으로 이뤄져 있으며, 100g당 열량이 9kcal에 불과하다. 면보다 채소를 많이 씹을수록 빨리 포만감을 느끼게 돼 과식을 막을 수 있다.
냉면 먹을 때 이 조합만 기억하면 식후 몸이 훨씬 가볍다. 국물은 줄이고, 채소는 더 많이 먹는 습관이 여름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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