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건전성 점검]⑤ IBK기업, 부실채권 관리 성과…김성태 행장 '다짐' 현실로

/그래픽=박진화 기자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올해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는 연초 다짐을 성과로 입증하고 있다. 경기하강 압력으로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기업은행은 지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행이 올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손위험 부문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아울러 적정한 대출 성장으로 수익성과 보통주자본(CET1) 비율을 높여 배당에 기반한 주주환원 정책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

15일 <블로터>가 1분기 6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 커버리지비율을 분석한 결과 기업은행이 111.31%로 지난해 말(114.03%)보다 2.72%p 하락했다. 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감소 폭이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주요 은행들의 NPL커버리지비율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기업은행은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아 방어에 성공했다. 중소기업 대출이 지난해 말보다 6조471억원 늘어 은행권을 통틀어 가장 크게 증가했고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높다는 약점도 극복한 셈이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국책은행으로 원화대출금에서 중소기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5% 수준이다. 다른 주요 시중은행이 40~45%인 것과 비교하면 크게 높은 수준으로 건전성 비율이 다른 은행보다 낮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기업은행의 올해 중소기업 대출 순증액 목표 12조원 중 1분기에만 절반 이상을 달성해 대출 성장과 건전성 조율 등에 여유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의 1분기 NPL비율은 1.34%로 지난해 말과 같았다. 총여신이 7조2255억원 늘어난 가운데 정상여신은 7조198억원 증가하며 대부분을 차지했다. 고정여신은 681억원 증가에 그쳤고 추정손실여신이 505억원 늘었으나 회수의문여신은 355억원 감소했다.

NPL비율이 떨어지지 않은 것은 기업은행이 상위등급에서 하위등급으로의 전이를 막고 부실채권 상각과 매각을 적극 추진한 것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업은행은 1분기 부실채권 상·매각액은 569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4900억원) 대비 790억원 증가했다.

기업은행은 부실채권 매각 시장의 상황이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해 매각보다 상각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올 1분기 부실채권 상각액은 277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1960억원) 대비 41.3% 증가한 반면 매각액은 2920억원으로 전년(2940억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김 행장이 앞서 밝힌 '철저한 건전성 관리로 대손비용 및 조달원가 절감 노력을 병행하는 등 비용을 낮추고, 디지털 혁신으로 새로운 수익원도 확충하겠다'는 다짐을 증명하는 것이다.

기업은행은 1분기 충당금 전입액도 전년동기(3828억원)보다 16.6% 감소한 3193억원으로 나타나 분기 최고 순이익(8086억원)을 올릴 수 있었다. 다만 연체율 증가는 점검해야 할 사안이다. 기업은행의 1분기 연체율은 0.91%로 지난해 말(0.80%)보다 0.11%p 늘어 다른 시중은행 대비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런 가운데 기업은행이 올해 사상 최고 순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CET1비율도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자 금융권의 관심은 주주환원 정책에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는 기업은행의 순이익이 올해 2조7561억원으로 2023년의 최고치(2조6697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 기조를 보이고 금융당국이 기업대출의 위험가중적용치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는 점도 CET1비율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은행의 1분기 CET1비율은 11.37%로 지난해 말(11.32%)보다 0.05%p 개선됐다. 이에 앞으로 CET1비율을 12.5%까지 상향해 배당성향도 40%로 올린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기업은행은 배당성향을 CET1비율 11~12% 구간에서 35%, 12~12.5% 구간에서는 40%로 정했다.

올해 CET1비율이 12%를 넘기지 못하더라도 주당배당금은 1135원으로 지난해(1065원)보다 증가하고 배당수익률도 7%대 중반대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지원을 병행하면서도 자산을 늘리고 고객 기반의 다변화 및 비이자이익 증가를 바탕으로 수익을 확대하겠다"며 "안정적 이익을 기반으로 CET1비율을 점진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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